퇴행성 뇌 질환 등, 복합 질환의 신규 기전 규명 및 표적 발굴에 활용

(AI타임스=윤광제 기자) KAIST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와 美 루드윅 암 연구소(Ludwig Institute of Cancer Research) 빙 렌 (Bing Ren)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인체 조직의 3차원 게놈 지도를 해독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복합 질환의 신규 기전 규명과 표적 발굴 활용의 길이 열렸다.

연구팀은 인체의 27개 부위 조직의 3차원 게놈 지도를 분석해 치매, 심혈관계 질환 등을 포함한 2만 7천여 개 이상의 복합 질환 관련 유전 변이 기능을 예측했다.

정인경 교수, 빙 렌 교수가 공동 교신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9월 10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A compendium of promoter-centered long-range chromatin interactions in the human genome)

▲ 27개의 서로 다른 인체 조직의 3차원 게놈 구조 규명(사진=KAIST 제공) ©AI타임스
▲ 27개의 서로 다른 인체 조직의 3차원 게놈 구조 규명(사진=KAIST 제공) ©AI타임스

현재까지 수많은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복합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려는 시도가 이뤄지면서 실제 다수의 질환과 관련한 중요 유전변이가 발견됐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의 유전변이는 DNA가 단백질을 생성하지 않는 비전사 지역에 존재하기 때문에 1차원적 DNA 서열 분석에 기반한 유전체 연구로는 모든 기능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게놈은 유전자를 발현하는 전사 지역과 이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인 비전사 지역으로 이루어진다. 인간 게놈의 대부분(약 98%)은 비전사 지역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지난 10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한 3차원 게놈 구조 연구는 비전사 지역에 존재하는 유전변이도 3차원 게놈 구조에 의해 형성되는 염색질 고리 구조(chromatin loop)를 통해 멀리 떨어진 유전자를 조절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했다.

▲ 3차원 게놈 구조에 기반한 질환 연관 유전 변이 타겟 유전자 발 굴 및 질환 사이의 상관관계 규명(사진=KAIST 제공) ©AI타임스
▲ 3차원 게놈 구조에 기반한 질환 연관 유전 변이 타겟 유전자 발 굴 및 질환 사이의 상관관계 규명(사진=KAIST 제공) ©AI타임스

그러나 이러한 3차원 게놈 구조 연구는 몇 가지 세포주를 대상으로만 국한돼 있고, 질환과 직접 연관이 있는 각 인체 조직을 표적으로 한 게놈 3차 구조는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인간 게놈에 잘 정의된 약 2만 개의 유전자와 이들과 상호작용하는 비전사 지역을 발굴하기 위해 ‘표적 염색질 3차 구조 포착법(promoter-capture Hi-C)’이라는 신규 실험 방법에 기반해 총 27개의 인간 세포주 및 조직에 대해 약 5kb 해상도의 3차원 게놈 구조를 규명했다. (게놈 3차 구조는 게놈이 핵이라는 3차원 공간 안에 존재하기 위해 복잡한 3차 구조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두 게놈 지역이 공간상에서 상호작용 하는 현상을 말한다)

실험을 통해 각 조직 특이적인 ‘프로모터-유전자조절인자 상호작용’이 ‘조직 특이적인 유전자 발현 패턴’과 일치함을 증명했는데, 이는 ‘조직 특이적 유전자 발현’에 있어 3차원 게놈 구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이다.

▲ 3차원 게놈 구조 모식도 (modified from Stefano et al., 2016, 사진=사진=KAIST 제공) ©AI타임스
▲ 3차원 게놈 구조 모식도 (modified from Stefano et al., 2016, 사진=사진=KAIST 제공) ©AI타임스

연구팀은 나아가 이 정보를 활용해 2,000개 이상의 복합 질환 연구를 통해 확보된 27,000개 이상의 비전사 지역에 존재하는 치매, 심혈관계 질환 등을 포함한 복합 질환 관련 유전 변이 기능을 예측했다.

그 결과 인간 게놈에 존재하는 약 90만 개의 게놈 3차원 염색질 고리 구조를 발굴하고, 이들 중 상당수가 각 인체 조직 특이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연구팀은 3차원 게놈 구조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기능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2만 7천여 개 이상의 질환 연관 유전 변이의 표적 유전자를 정의해 이들 변이의 기능을 예측했다. 나아가 각 질환의 표적 유전자 유사도에 기반해 질환과 질환 사이의 신규 관계를 규명했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질환에 공통으로 관여하는 신규 분자 기전을 제시했다.

▲ 좌측부터 정인경 교수, 이정운 박사과정 (사진=KAIST 제공) ©AI타임스
▲ 좌측부터 정인경 교수, 이정운 박사과정 (사진=KAIST 제공) ©AI타임스

정 교수는 “복합 질환 기전 규명을 위해 비전사 게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존재하는 다수의 중요 유전변이를 3차원 게놈 구조 해독을 통해 규명 가능함을 보였다”라며 “이번 결과는 퇴행성 뇌 질환을 포함 다양한 복합 질환의 신규 기전 규명 및 표적 발굴에 활용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 보건복지부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 서경배 과학재단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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