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베트남 방송) ©AI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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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타임스=윤광제 기자)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재료 수출 관리를 둘러싸고 대립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불씨는 정작 다른 곳에서 튀었지만 양국간의 합의점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 기술력으로 ‘脫일본’을 주장하고 관련 실적도 뉴스화 되고 있지만 일본은 이에 경계는 하되 한국의 기술력에 대해서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에 문제가 된 반도체 재료에 대해 알아보고 양국간의 상황을 둘러본다.

◆ 일본의 수출 규제
일본의 경제산업성은 지난 7월 4일 한국에 대한 수출 관리 운용의 재검토의 일환으로서 불산액, 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등 3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최근에 레지스트와 고순도 불화수소는 일부가 수출허가가 났지만 한국은 여전히 화이트 국외 철회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편 한국에서도 일본에 대해 화이트국가에서 제외함은 물론  심지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하는 대응조치를 발표했다.

일본측은 한국의 이런 반응에 대해 콧방귀를 뀌는 입장이다. 불과 3품목인 반도체 재료의 수출 관리 강화로 패닉 상태에 빠진 한국이라면 반도체 제조 장치나 실리콘 웨이퍼 등 일본이 높은 점유율을 가지는 다른 반도체 관련 제품마저도 수출 규제를 할 경우 한국이 받을 타격을 측량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현재 일본은 고순도 불화수소 뿐만이 아니라, 에칭이나 배선 재료에 불가결한 반도체용 고순도 가스에 대해서도 그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 고순도 가스 수요 급증
반도체용 고순도 가스(전자자료가스 혹은 일렉트로닉스 가스)는 반도체나 액정, 태양전지등 여러가지 일렉트로닉스 제품을 제조할 때에 사용하는 특수한 고순도 가스이다. 크게는, 반도체의 배선 등을 형성하는 재료 가스와 에칭(반도체의 미세 가공등을 실시하는 공정)이나 제조 장치의 클리닝 등에 사용하는 프로세스용의 가스가 있다.

예를 들면, NF3(삼불화질소)는 제조 장치의 드라이 가스와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WF6(불화 텅스텐)은 반도체 텅스텐 배선 재료로 사용되는 데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NAND나 DRAM등 반도체 메모리에 사용되는 에칭 가스에 사용되는 Cl2(염소), HBr(브롬화수소), CH3F(모노플루오로 메탄), CF4(사불화탄소), C4F8(팔불화시클로부탄), C4F6(육불화부타디엔) 등의 수요 또한 늘고 있다.

◆ 공급은 일본이 주도
현재 반도체용액 순도 가스의 일본내 시장 규모는 600억엔(약 6721억원) 전후로 추산하고 있으며 세계 시장은 훨씬 커서 5000억엔(약 5조 6천억원) 미만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 시장 최고격전지를 동아시아로 꼽으며 특히 한국, 대만, 중국 등 동아시아 3개국의 경합이 가장 치열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고순도 가스를 공급하는 메이커는 전통적으로 일본 기업이 강했고, 지금도 영향력은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쇼와전공, 타이요 닛산, 관동 전화공업, ADEKA, 센트럴 유리, 스미토모 정화, 다이킨 공업등이 여러가지 전자 재료 가스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고순도 Cl2는 쇼와 전공과 ADEKA가 주요 공급자이다. 또한 쇼와전공은 세계에서 유일하며 고순도 HBr의 합성에서 정제까지 일관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관동 전화 공업은 WF6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30%, CF4및 CHF3(삼불화메탄)에서는 세계 점유율 40%를 자랑한다. COS(황화카르보닐)은 아시아의 최고 공급자로서 세계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 생산 증강에 박차를 가함
무엇보다, 20년 이후 반도체 시황이 호전되어 고순도 가스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 때문에, 가스 제조社는 잇따라 생산 능력의 증강에 임하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는 WF6에 대해서는 칸토 전화 공업, 센트럴 초자가 생산 능력 증강에 나섰다. CH3F도 증강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타이요 닛산이 한국과 중국에 합성·정제 플랜트를 건설하고, 쇼와전공, 관동 전화 공업은 수요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증강을 계획하고 있다.

게다가 대양 일산은 한국에 다이보 레인(B2H6)의 플랜트를 건설하고 중국에서는 C4F6의 정제 플랜트를 정비 중이다. 관동 전화 공업도 19년 말 C4F6생산 능력을 배증한다.

해외 거점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쇼와전공이 아시아에서 새로운 플랜트의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ADEKA도 아시아에서 수요가 왕성한 고유전 재료의 생산 증강에 노력할 생각으로, 한국 플랜트의 생산 증강, 나아가 중국에서의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관동 전화공업도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반도체용의 전자 재료 가스를 생산할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다.

◆ 기술 축적이 강점.
그런데, 왜 일본의 고순도가스는 강한 것인가. 일본의 가스 전문가에 따르면 일본의 화학 업체는 1980년대 후반부터 반도체 시장의 성장에 맞추어 잇따른 고순도 가스의 국산화를 시작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 반도체, 액정, 화합물 반도체를 떠받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오랜 노하우의 축적에 의해, 일본의 화학 메이커는 정제 등의 고순도 가스 기술, 가스의 클린 충전 기술, 그리고 안전·보안 기술 등의 면에서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통상 고순도 가스는 혈액에 가스 공급 기기는 혈관에 비유한다. 반도체의 제조에서는 가스 공급이 정지되면 제조 프로세스가 멈춘다. 그리고, 가스 공급 기기에 불편이 생기면, 역시 생산이 정지되기 때문에 일본의 고순도 가스 규제에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위기감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 대체제는 있나?
한국 반도체업계 입장에서는 일본의 수출관리 강화로 빚어진 재앙이지만 일본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에 열중하는 한국 정부가 자초한 대가라고 판단하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당연히, 한국도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지키기 위해, 반도체 재료의 자국 생산이나 대체처의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L사에 이어 S사도 일본산 고순도 불화수소 의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불화수소 국산화 테스트를 통과, 양산체제에 본격 투입하면서 탈(脫)일본 선언을 했다’는 등의 보도를 하는데, 일본측은 그 신빙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특히, 3개월만에 그렇게 곧바로 생산할 수 있다면 처음부터 자국에서 생산하고 있을 것이고, 수출규제와 관련해서 강경하게 나올 리 없기 때문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최근 화학 플랜트의 사고가 여러차례 발생하면서 플랜트의 신설 또는 증설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일본 가스제조사 관계자가 한국과 중국의 국산화 과정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가스의 생산 뿐만이 아니라, 충전용기의 충전이나 장치내 공급 등  공급계 전체에서 고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술의 축적이 반드시 필요하며 1~2년에 실현을 얻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상생 발전은 가능한가?
업계 관계자나 기술자들은 21세기도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고, AI와 로봇의 공존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100년 전의 일로 다툴 것인지 걱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100가지 이상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재의 국제 질서가 과거와 같지 않아서 A국가가 경제적으로 붕괴되면 관련된 국가 B와 C 또한 영향을 받아 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최대한 정면 충돌은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소모적인 싸움을 계속해서 혹시 승리의 영광이 있다하더라도 종국에는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는 성처뿐인 영광으로 끝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화이트 국가 제외나 수출 관리 강화 조치로 일본이 한국을 압박하는데는 성공했지만 한국의 ‘NO JAPAN’운동을 전개하면서 일본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은 것도 사실. 가까운 이웃간에 경제 전쟁을 선언한 결과 양측 모두 진흙탕 싸움을 각오했고, 양측 국민이 최대 피해자가 됐다.

과연 양국이 서로 상대를 존중하고, 협조해서 함께 발전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결론
한국이 국산화에 성공했고 양산체제에 돌입했다하더라도 현재까지 고순도 가스 분야는 일본계 기업이 매우 높은 점유율을 갖는 분야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근년에 반도체 시장이 확대 되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당분간은 일본의 강세가 지속되겠지만 한국의 기술력이 실체화 되면 새로운 양상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이 자국화에서 성공했다하더라도 공정의 전 과정에서 국산으로 대체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생산물이 나오는 시점에서 다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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