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윤식·조주현 박사팀 시간당 500L 플라즈마 활성수 제조
농업‧바이오‧식품‧원예 등 산업 분야에서 활용 기대

▲ 플라즈마 활성수 대용량 제조기술 개발자인 한국전기연구원 조주현 박사(왼쪽)와 진윤식 박사(오른쪽) (사진=KERI 제공) ©AI타임스
▲ 플라즈마 활성수 대용량 제조기술 개발자인 한국전기연구원 조주현 박사(왼쪽)와 진윤식 박사(오른쪽) (사진=KERI 제공) ©AI타임스

(AI타임스=윤광제 기자) 미래 청정기술로 불리며 농업‧바이오‧식품‧원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플라즈마 활성수’를 대용량으로 제조하는 기술이 우리나라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전기전문 연구기관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은 7일 전기물리연구센터 진윤식·조주현 박사팀이 시간당 500L의 플라즈마 활성수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플라즈마 활성수 제조용량에 관한 세계적인 기록은 미국 APS(Applied Plasma Solution)사의 120L/h,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대학의 100L/h가 있으나, KERI가 개발한 ‘동축형 유전체장벽방전’ 장치는 시간당 무려 500L의 플라즈마 활성수(pH 3기준)를 제조할 수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플라즈마란 고체, 액체, 기체에 이은 제4의 물질로, 강한 전기적 힘으로 인해 기체 분자가 이온과 전자로 나누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플라즈마 현상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거리의 네온사인과 형광등이 여기에 해당되며 자연현상에서는 번개, 오로라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참고로 우주는 전체의 99%가 플라즈마 상태이다.

대기 중에서 생성된 플라즈마의 이온 및 전자는 공기 중의 산소‧질소 등과 만나면 다양한 화학종(Chemical species)을 만든다. 이러한 화학종은 또 다른 물질의 표면과 만나 여러 화학 작용을 일으킨다. 여기서 발생하는 화학 작용을 통해 물질 표면에 있는 오염물질의 살균‧분해‧소독‧세정 등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낸다.

KERI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플라즈마 활성수(PAW : Plasma Activated Water)를 대용량으로 제조하는 기술로 플라즈마 활성수는 공기(혹은 수중)에서 플라즈마를 생성한 뒤, 산소 및 질소 등의 활성종을 물에 녹아들게 한 기능성 물이다. 이 활성수는 강한 산성을 띠어 소독제나 살충제 등의 역할을 할 수 있고, 동시에 질소 산화물들이 다량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액체 비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병원에서는 의료도구의 소독이나 피부 치료로 쓸 수 있고, 가정에서도 야채나 과일을 씻어주는 친환경 세정제로 이용될 수 있다.

활성수를 생산하는 기존의 방법은 가느다란 틈으로 플라즈마를 고속으로 분출하는 ‘플라즈마 제트(Plasma jet)’를 활용하는 방식, 평판의 금속전극과 유전체(정전기장을 가할 때 전기편극은 생기지만 직류전류는 생기지 않게 하는 물질)를 샌드위치처럼 배열하고 좁은 갭에서 방전을 일으키는 ‘평판형 유전체장벽방전(DBD)’ 방식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1회 제조용량이 수십 밀리리터(mL)에서 수 리터(L)로 제한됐으며, 넓은 면적으로 균일하고 밀도가 높은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는 데에는 많은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이에 KERI에서는 평판형이 아닌 ‘동축형’의 유전체장벽방전 장치를 통해, 균일하고 대면적의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동축형은 평판형에 비해 부피를 줄일 수 있고, 직·병렬의 연결이 용이해 대용량화에 유리한 장점이 있다. 또한 플라즈마와 물의 반응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리액터 구조를 창안해 장시간동안 큰 전력을 공급하면서 플라즈마 활성수를 다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현재 특허출원을 완료했고, 최근 미국에서 열린 펄스파워 분야 세계 3대 학회인 ‘펄스파워 및 플라즈마 과학 컨퍼런스(PPPS)’와 일본에서 열린 물리학 및 플라즈마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대회인 ‘ICPIG-34 & ICRP-10’에 소개돼 전 세계 전문가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연구개발 책임자인 진윤식 박사는 “플라즈마 활성수는 공기와 물 그리고 전기만 있으면 제조가 가능하고, 다른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친환경적이다”고 전제한 뒤 “KERI가 개발한 기술로 농업‧바이오‧식품‧원예 등 다양한 산업에서 대용량의 플라즈마 활성수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활성수는 농산물 및 식품류 실시간 소독, 살균 뿐만 아니라 도시농업 스마트 팜에도 적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진 박사는 이어 “향후 산업용 대용량의 플라즈마 활성수 제조 장치를 상용화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각 방면의 응용에 적합한 플라즈마 활성수 제조기술을 연구하고자 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또 KERI 연구팀은 ‘산업용 대용량 플라즈마 활성수 제조장치’의 상업화를 위한 기술이전 수요업체 발굴을 통해 조기 사업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1976년 국가공인시험기관으로서 첫 출발한 이후 2017년 기관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획득하는 등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현재 경남 창원에 소재한 본원 외에 2개의 분원(안산, 의왕)이 있으며, 전체 직원수는 600여 명이다.

【에이아이타임스 aitimes 에이아이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