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미니 맨' 촬영현장 스틸컷
영화 '제미니 맨' 촬영 현장 스틸컷

(AI타임스=최은제 기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이안 감독의 신작 영화 '제미니 맨'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뜨겁다.

'제미니 맨'은 중국 명감독 이안(李安)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이안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혁신을 보여주며 방송과 SNS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안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회나 감독상을 받았을 만큼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잡아내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앞서 '브로크백 마운틴'(2005), '색, 계'(2007), '라이브 오브 파이'(2012) 등 작품들을 폭넓게 연출하며 주목받았다.

작품은 레전드 요원 '헨리'(윌 스미스)가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던 중, 그를 추격하는 의문의 요원(20대의 윌 스미스)을 마주하게 되면서 자신을 돕는 팀원들과 새로운 진실을 찾아 나서는 액션 프로젝트를 다룬다.

이안 감독은 120프레임이라는 최대치의 프레임 속도(frame rate)와 더불어 4K 해상도의 네이티브 3D 카메라로 촬영하고,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응용해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윌 스미스의 20대 시절을 구현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20대의 윌 스미스와 50대의 윌 스미스를 한 자리에 부른 경이로운 기술"이라며, CG로 젊은 윌 스미스를 만들어냈는데 전혀 어색함이 없어 감탄을 자아냈다. 영화에서 윌 스미스는 1인 2역을 맡아 30년 젊은 신체의 클론 캐릭터와 전설적인 실력의 요원 캐릭터 사이를 오가며 열연을 펼쳤다.

영화 '제미니 맨' 포스터.
영화 '제미니 맨' 포스터. 20대의 윌 스미스(좌)와 50대의 윌 스미스(우)가 서로를 마주 보고 있다.

할리우드 '디지털 회춘 기술'

사실, 할리우드 영화의 디지털 회춘 기술은 10년 동안 보편적으로 응용되어 왔으며, 구체적으로 '트론: 새로운 시작'(2010), 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2016), '캡틴 마블'(2019) 등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래 디지털 회춘 기술의 원리는 CGI 효과를 사용해 프로토타입 배우를 포토샵의 필터와 브러시로 더 젊은 버전으로 복원하지만, 이는 기술적 한계가 있고 CG로 구현해낸 티가 많이 난다는 게 흠이었다.

반면, '제미니 맨'은 데이터 처리와 인공 지능 기술을 차용했다. 얼굴 인식 장비와 동작 포착 장비를 통해 젊은 캐릭터를 생성하는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앞서 포토샵으로 모델을 구현해내는 것보다 훨씬 정교하고, 작업 속도가 빨라졌다.

또한 '제미니 맨'에 사용된 얼굴 포착 기술은 표정뿐만 아니라 인물의 얼굴 디테일까지 분석하여 도출할 수 있다. 영화의 특수효과팀은 이 '디지털 인물' 얼굴의 뼈대를 세 층으로 꼼꼼히 나눈 뒤 '120프레임+4K+3D' 기술의 도움으로 솜털 하나, 모공, 피부 결 하나하나까지 사실적으로 살려냈다.

비록 영화는 현재 흥행을 낙관하기에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이안 감독이 혁신을 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화산업 생산모델의 야망과 신흥기술이 이 오래되고 창조적인 업종에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한편, 특수효과부터 촬영, 캐스팅부터 편집까지 인공지능 기술이 할리우드는 물론 영화업계 전반에까지 본격적으로 침투하고 있다.

 

영화에 더 많은 인공지능 기술 도입

미국 선댄스 영화제는 세계 굴지의 영화제이다. 동시에 이는 업계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는 독립제작영화제로, 지난해 창신기술 도구의 영화 창작에 관한 첫 번째 인터랙티브를 도입해 인공지능 기술이 영화산업에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임을 예고했다.

실제로 선댄스 영화제는 지난 10년 동안 기술혁신의 중요성에 대해 체감하고 있었으며, 선댄스 연구소의 '뉴 프런티어' 프로젝트는 독립 아티스트와 미디어를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가상현실(VR), 증강현실기술(AR), 인공지능(AI)에 큰 진전을 보였다.

선댄스 관계자는 "한때 인공지능 기술은 스티븐 스필버그와 대작 공상과학영화에 한정돼 있었지만, 최근 보다 강력하고 실속 있는 기술은 영화제작자들이 예술작품을 만들고 퍼뜨리기 위해 기계를 사용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영화적으로 응용하는 데 비용이 매우 많이 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기존에는 컴퓨터가 캐릭터를 창조하는 데 대형 비주얼 스페셜 스튜디오의 지원이 필요했고, 수백만, 심지어 천만 달러에 이르는 후기 제작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작은 비용의 영화사와 독립영화 제작자들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실생활 속에 침투하기 시작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예를 들어, Ziva Dynamics는 현재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영상 특수효과 제작 소프트웨어다. 이는 학점층과 연조직을 해부하는 컴퓨터 모델(피부탄력, 섬유근육과 젤 타입의 지방층)을 만들고,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인간이나 동물의 자연적인 신체 상태와 운동 상태를 실제처럼 구현해낼 수 있다.

이는 한편으로 특수효과 스튜디오가 캐릭터를 만드는 데 더 이상 오프라인 참조물이 필요하지 않으며, 영화 제작에 널리 쓰이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할리우드 영화 관계자들은 "Ziva Dynamics는 우리가 많은 시간과 비싼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도록 했다"며 "스캐닝과 동시에 사용법이 쉬우므로 창작자에게 좋은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Ziva Dynamics 소프트웨어의 배후에 있는 제작사와 연산력 제공자가 바로 그 유명한 인텔 회사라는 점이다. 인텔은 각 업계에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AI, 그래픽 특수 효과 말고도 무엇 할 수 있나

인공지능은 이미지 처리에 있어 여러 장점을 지니지만, 특수효과는 물론 다양한 용도도 겸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초창기 기업 에파고닉스(Epagogix)가 AI 알고리즘을 영화 시나리오를 예측 분석하고,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를 선별하고 잠재적인 이점과 리스크를 평가하는 데 사용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에서는 이미 영화보기 플랫폼 아이치이(爱奇艺)가 빛을 발하고 있다. 아이치이는 IP 가치 평가 시스템을 통해 심층 학습, 자연 언어 처리 등의 AI 기술을 활용하여 시나리오에 대한 가치 추출 및 리뷰 분석함으로써 자체의 플랫폼에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 배우들의 캐스팅에 있어서도 AI 기술이 감독보다 더 정교하게 매칭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중국 사이트 아이치이, 유쿠(优酷),  콰이서우(快手)만 해도 AI,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이용한 캐스팅 사례가 있는데, 드라마 '장안십이시진(长安十二时辰)'이 그 예다. AI 알고리즘은 시나리오의 성격, 분위기 등을  등을 분석해 각본과 잘 어울리는 배우를 캐스팅해 출연 시켜 좋은 결과를 얻었다.

 

AI 기술의 활용범위가 점점 넓어짐에 따라 인공지능이 전체 영화 제작을 도맡아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실제로 근래 들어 연출, 연기, 음악 등 세트 제작을 인공지능이 도맡아 한 단편, 장편 영화들이 나왔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낙관적이지 못했다. 

인간의 가장 창조적인 분야 중 하나로서 영화 종사자들이 AI에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을 염려는 당분간 없어 보인다. 대신, 영화감독이나 스텝들은  AI 기술의 방송 산업에서의 넓은 응용 전망에 들떠 있으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상상력이 풍부한 작품들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선댄스 영화제의 관계자가 언급했듯, 영화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제 영화산업의 종사자들은 AI 기술이라는 새로운 도구를 발판으로 삼아 다음 단계로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아이타임스 aitimes 에이아이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