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법인 노동소득분배율 추이 및 변화 요인 분석' 보고서
지식투자 비약적으로 늘었던 1990~2005년 분배율 줄었지만
생산성 크게 늘면서 노동소득의 절대규모는 오히려 증가해

(AI타임스=이혜진 기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지식자본이 고도화되면 인력을 대체하게 되지만 반드시 노동자의 소득을 줄어들게 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오지윤, 엄상민 연구위원이 13일 발표한 '법인 노동소득분배율의 추이 및 변화 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법인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하던 1990~2005년에 노동소득은 10% 이상 상승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법인의 노동소득분배율은 1990년대에는 완만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00년 이후부터는 등락을 반복하며 점차 상승하는 추세에 있다.

노동소득분배율이란 한 나라에서 한 해 생산 활동으로 발생한 소득 가운데 자본을 제외한 노동에 배분되는 몫을 가리킨다. 보고서가 계산한 법인 노동소득분배율은 법인이 창출한 부가가치에서 피용자보수(노동의 대가로 지급되는 소득)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높을수록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에서 근로자들이 가져가는 몫이 많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외부감사대상 비금융법인을 대상으로 개별 재무제표를 통해 법인 노동소득분배율을 분석했다. 1990년대 비약적으로 성장하던 지식자본 투자 비중이 2000년대 이후부터 정체된 탓으로 보고 있다. 지식자본의 증가는 기계류 등 유형자산보다 노동을 대체하는 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추정 결과 소프트웨어 등 기타지식재의 증가는 1990~2005년 중 노동소득분배율을 1.3%포인트(p) 하락시켰지만 2005~2017년 중에는 0.1%p를 하락시켰다.

기업의 부가가치 대비 소프트웨어 비중이 1%p 높아지면 그 이듬해 노동소득분배율은 0.3%p 하락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하지만 노동소득은 이와 반대로 움직여, 노동소득분배율은 떨어져도 절대적 크기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보고서는 소프트웨어 등 지식자본의 고도화가 생산성 증가를 이끌어내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오지윤 연구위원은 "생산성 증가로 기존 100을 생산하던 기업이 200을 만들게 되면 고용도 증가하고 임금도 상승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이 거대기업들의 시장지배력 상승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이처럼 기술발전으로 생산 구조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AI와 빅데이터 등 최근의 기술개발 역시 향후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을 가져오지만 노동소득의 증가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과 보완적인 유형자본과 달리 지식자본은 노동과 대체관계에 있어 지식자본 증가에 대응해 노동비율을 인위적으로 제한할 경우 생산성 증가의 잠재적 효과가 충분히 발현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분석에서 법인들을 노동소득분배율을 기준으로 상위(25%), 중위(50%), 하위(25%)로 구분해 계산한 결과 이들 간 격차는 2000년대 들어 크게  확대됐다. 외환위기 이후 산업구조의 변화가 이뤄지고 비제조업 중소기업이 진입하는 등 법인 생태계가 다양해진 탓으로 보인다.

규모별로는 고용원 100~1만명 이상 기업과 1만명 이상 기업에서는 2000년대에 들어 상승했지만 100명 미만 법인에서는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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