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워치 정책위원 박주희 ©AI타임스
박주희 컨슈머워치 정책위원

지능정보사회와 인공지능 시대, 데이터는 산업의 원동력이자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데이터의 가치를 알아본 선진국들은 데이터 산업이 활성화되고 경쟁력을 갖도록 빅데이터 관련 법제를 정비해 그 길을 터주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인터넷, IT 기술의 강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등 이른바 ‘빅데이터 3법’을 1년째 국회에 방치시켜 두고 있다.

바이오 빅데이터를 이용한 헬스케어 서비스, 신용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 유통소비자의 니즈를 분석한 광고 서비스 등 세계는 데이터규제의 빗장을 풀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규제 완화는 데이터 산업만 키우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펼치는 경쟁은 누가 더 소비자의 선호를 파악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의 경쟁이다. 즉, 데이터 활용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소비자를 더 만족시키는 방향이다. 빅데이터 3법 개정안에 포함된 가명정보의 도입과 유연한 활용은 바로 이를 위한 첫 단추이다.

특히 신용정보법의 마이데이터는 은행, 카드, 통신 회사 등 흩어져 있는 개인 신용정보를 한 곳에 모으고, 그 용도의 결정을 개인정보 주체에게 맡기는 제도이다. 데이터의 주도권을 소비자에게 돌려줌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정보가 투명하게 관리되고 가치있게 활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인정보보호 감독기구의 일원화와 위상 확립과 권한 강화는 소비자의 개인정보보호 권리를 보다 넓게 보장하는 방향이다. 이를 통한 개인정보 침해사건에서 신속한 피해구제는 소비자를 보호하는 중요한 축이기도 하다.

물론 데이터 활용은 안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통한 활용이다. 그 전제하에 세계는 데이터의 활용과 보호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법은 그 동안 ‘보호’에만 치중되고 세계적 수준에서도 매우 엄격하다. 마이데이터나 핀테크 등 데이터 산업이 시범사업으로 시행되더라도, 국회에 계류된 빅데이터 3법이 통과되지 않는 한 데이터 활용의 출구는 막힌 거나 다름없다. 지금까지 빅데이터 3법 추진에 소홀해온 국회와 정부의 반성과 분발을 촉구하며, 빅데이터 3법 개정안의 연내 통과에 전력을 다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