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존 플레처의 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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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헨리 8세'. ©AI타임스

(AI타임스=윤영주 기자) 1850년 당시 제임스 스페딩(James Spedding) 학자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로 알려진 ‘헨리 8세’의 저자를 두고 작품 텍스트를 면밀히 조사한 끝에 존 플레처(John Fletcher)를 공동 저자로 지목한 바 있다.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The Guardian)’은 프라하 소재의 체코 과학 아카데미(Czech Academy of Sciences) 소속 페트르 프레하취(Petr Plecháč) 연구원이 169년이 지난 지금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스페딩의 이론을 뒷받침하며 ‘헨리 8세’의 저자를 밝혀냈다고 최근 보도했다.

페트르 프레하취 연구원은 AI 알고리즘을 통해 셰익스피어의 후기 작품인 ‘코리올라누스(Coriolanus)’, ‘심벨린(Cymbeline)’, ‘겨울 이야기(Winter's Tale)’, ‘폭풍우(The Tempest)’와 존 플레처 작품 ‘발렌티니아누스(Valentinian)’, ‘본두카(Bonduca)’ 등을 분석했다. 더불어 ‘헨리 8세’의 또 다른 공동 집필자로 거론되는 필립 매신저(Philip Massinger)의 작품에 대해서도 알고리즘을 이용한 작품 분석에 들어갔다.

우선 각 작품을 알고리즘에 학습시킨 다음 ‘헨리 8세’를 알고리즘에 적용해 텍스트의 리듬과 사용된 단어 조합을 비교해본 결과 극본의 처음 1장과 2장은 셰익스피어가, 이어지는 4개의 장은 플레처가 썼으며 그 외에 두 극작가가 공동 집필한 부분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알고리즘 분석에 따르면 필립 매신저는 이 작품 집필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 가디언에 따르면 프레하취 연구원은 “이 같은 AI 알고리즘 활용한 두 저자 스타일의 판별은 매우 신뢰할 만한다”며 “알고리즘을 적용한 결과 ‘헨리 8세’ 텍스트에 두 저자 모두 명백히 관련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이번 연구 결과는 과거 ‘헨리 8세’의 저자 논란에 대한 스페딩의 분석과 큰 맥락에서는 일치했으나, 2막 2장과 4막 1장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1850년 이래로 스페딩의 이론을 지지하는 많은 논문들이 발표됐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이에 반박해 셰익스피어의 단독 집필을 주장하는 등 저자 논란이 있어왔다. 그러나 그동안의 연구 방법과는 차별화된 보다 세밀하고 정확한 AI 알고리즘 접근 방식을 통해 ‘헨리 8세’의 공동 저자설을 입증해냈다는 데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