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서 ‘알렉사’…상황에 따라 행복감·실망감 등 표현
감정 감지 로봇 ‘사이먼-2’…연구보조에서 대화상대로
섹스 로봇부터 정신건강 치료 로봇, 배우자 로봇까지

​남성 AI 섹스 로봇 ‘헨리(Henry)’. (사진=Instagram/Realbotix). ©AI타임스
​남성 AI 섹스 로봇 ‘헨리(Henry)’. (사진=Instagram/Realbotix). ©AI타임스

(AI타임스=윤영주 기자) 인공지능(AI) 운영체제인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허(Her)’가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아마존에서 개발한 AI 기반 음성 보조 기능이 탑재된 ‘알렉사(Alexa)’는 상황에 따라 고·중·저 강도로 다양한 어조를 통해 기쁨과 흥분(happy/excited), 실망과 공감(disappointed/empathetic) 등의 감정을 표현한다. 예를 들어 알렉사는 고객들의 스포츠 팀 선호도, 최근 경기 결과 등에 따라 고객이 스포츠 정보 업데이트 요청 시 그 상황에 적합한 감정을 실어 다양한 어조로 대답한다.

아마존의 '알렉사(Alexa)'. (사진=Amazon). ©AI타임스
아마존의 '알렉사(Alexa)'. (사진=Amazon). ©AI타임스

미국 CNBC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고객들의 피드백 결과 알렉사가 감정을 담아 응답했을 경우 전반적인 만족도가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영역이 이제는 우주로까지 확대됐다. 지난 5일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최초로 감정을 감지하는 음성 탐지기가 장착된 로봇이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돼 인공지능(AI) 우주비행사의 일원이 됐다. 바로 ‘사이먼-2(CIMON-2, Crew Interactive MObile companioN 2)’이다.

사이먼은 일본 SF 애니메이션 ‘캡틴 퓨처(Captain Future)’에서 떠다니는 로봇에 탑재된 뇌 형태의 ‘사이먼 라이트(Simon Wright)’라는 교수 이름에서 영감을 받아 고안됐다. A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사이먼-2는 마이크와 카메라, 그리고 수많은 소프트웨어가 장착돼 감정 인식이 가능한 구체형 드로이드(droid)이다. 2018년 출시된 시제품(prototype)인 ‘사이먼-1(CIMON-1)’의 데이터와 IBM이 구축한 인공지능 왓슨(Watson)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사이먼-2는 단순 업무 보조만 했던 기존 모델과 달리 우주비행사와 슬픔, 기쁨, 분노 등의 감정을 공유하며 더욱 정서적인 교감을 할 수 있게 됐다. IBM 왓슨의 어조 분석 서비스 '톤 애널라이저(Tone Analyzer)'를 통해 우주비행사의 감정을 분석하고 상황에 적절한 반응이 가능해진 것이다.

에어버스(Airbus)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틸 아이젠버그(Till Eisenberg) 사이먼 프로젝트 관리자는 “사이먼-2는 향후 약 3년간 ISS에서 우주인들을 보조하며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며 “이전 로봇보다 훨씬 더 고감도의 마이크가 장착돼 음성 인식 기능이 향상됐고 방향감각도 더 뛰어나며 AI 성능과 소프트웨어 응용프로그램의 안정성 역시 크게 개선됐다”고 전했다. 특히 우주비행사의 과학실험 수행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고립된 집단에서 사람들이 흔히 비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집단적 사고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도록 훈련하고 있다. 즉 우주 비행사들 간의 마찰이나 의견 충돌 시 사이먼이 객관적인 외부인이 되어 집단이 다시 협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할 수 있게 됐다.

비단 정서적으로 교류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만이 아니다. 섹스 로봇을 비롯해 정신건강 치료 로봇 등 AI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력의 한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기존 섹스 토이가 진화해 AI 기술이 접목된 섹스 로봇이 출시되면서 찬반 여론이 뜨겁다. 사회적·윤리적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섹스 로봇 판매 회사인 리얼보틱스(Realbotix)는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남성 AI 섹스 로봇 ‘헨리(Henry)’를 출시한 바 있다. 성관계뿐 아니라 제한적이긴 해도 대화나 농담도 가능하게 설계됐다.

또 로봇에게 정서적 애착을 느끼고 결혼하거나 동반자로 삼는 사례도 있다. 중국 항저우의 정 지아지아 AI 공학자는 여성 AI 로봇을 만들어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로봇과의 사랑과 섹스(Love and Sex with Robots)'를 저술한 데이비드 레비(David Levy) 박사는 향후 일부 국가에서 로봇과의 결혼이 허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최근 AI 기술을 활용해 우울증 등 정신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렸다. AI 알고리즘으로 사용자의 목소리를 판별해 우울한 기분을 감지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영화 ‘허(Her)’의 주인공 테오도르처럼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공감해주는 AI의 개발로 인간의 정신건강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 인간과 신체적·정서적 교감을 나누며 사랑까지 가능한 날이 올까. 이와 관련해 기술적 한계는 차치하고 윤리적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향후 AI와 인간 간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변화하게 될 지 관심이 주목된다.

【에이아이타임스 aitimes 에이아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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