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는 AI(인공지능) 작가. (사진 제공=shutterstock) ©AI타임스
소설을 쓰는 AI(인공지능) 작가. (사진 제공=shutterstock) ©AI타임스

(AI타임스=전승진 기자) "'정신 차리고 말해!' 그녀는 숨을 한 번 몰아 쉬었다. 몸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남는 시간이 더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나는 숨을 쉬지 않고 말을 토해내고 싶었다. 그녀는 나를 믿지 않았다."

로맨스 소설 '설명하려 하지 않겠어'에 나오는 이 문장들은 사람이 아니라 AI(인공지능)가 썼다. AI 스타트기업 ‘포자랩스’는 이 소설로 KT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총 상금 1억원을 내걸고 국내 처음으로 개최한 AI 소설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AI는 어떻게 소설을 쓸 수 있을까?

딥러닝 방식으로 AI에게 기존 소설에 나오는 문장 수백만개를 입력하여 스스로 학습하게 한다. AI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맥락을 파악한 후 인간의 창작 방식을 알고리즘화해서 이를 기반으로 소설의 내용을 채운다.

이러한 방식으로 AI는 무협지나 로맨스처럼 서사적 전개 방식이 고정되어 있어 공통적인 플롯이 있는 글을 쓰기에는 유용하다. 약했던 팀이 마지막에 승리하는 스포츠 소재의 소설의 경우 승리에 이르는 과정에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대부분 비슷하게 전개가 된다. 팀이 생기고, 분열되고, 라이벌이 나타나고, 단결하고, 갈등이 생기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승리하게 된다.

이런 유형의 플롯은 작가의 독특한 개성을 보여줄 여지가 비교적 적어 AI가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밀실에서 탈출하거나 알리바이를 무너뜨리는 등 뚜렷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장르에서도 AI가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제공=shtterstock) ©AI타임스
(사진 제공=shtterstock) ©AI타임스

AI 소설의 구성이나 문장 표현이 일반 소설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또한, 작가 정신이나 문제의식을 담아내거나 차원이 다른 철학이나 문학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것도 어렵다. 또한, “꽃이 활짝 피었다. 그래서 나는 눈물이 났다.”와 같은 문장이나 “모두가 즐겁게 웃고 떠드는 가운데 나는 울고 싶어졌다.”와 같은 문장처럼 모순되는 의미의 문장을 쓰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아직은 AI 혼자 힘으로 소설을 창작할 수는 없다. 사람이 AI에 학습 데이터를 입력을 해야 한다. 또 AI가 사람이 기존에 썼던 문장을 학습했기 때문에 '명목(면목)이 없다'처럼 사람이 저지르는 오타가 그대로 나오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대신 AI가 사람과 협력해 창작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기대한다. 전체적은 구조와 플롯은 AI가 구성하고 작가는 세부적인 문장을 다듬어 소설을 완성한다. 또한, 작가가 AI를 활용해 생각지 못한 소재 힌트를 얻는 식으로 작품 완성도를 높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인간과 AI는 협업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미래에 AI가 소설 한 편을 온전히 쓸 수 있게 된다면 이것은 인간의 위치를 위협하는 것이 아닌 AI라는 하나의 작가가 탄생하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이다. AI가 소설을 쓴다고 해서 인간 작가가 사라질 리는 없다. 머지않아 AI 작가가 쓴 소설을 읽을지, 인간 작가가 쓴 소설을 읽을지 독자가 선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에이아이타임스 aitimes 에이아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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