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Shutterstock) ©AI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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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타임스=전승진 기자) 2016년 3월,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AI(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의 최고수인 이세돌 9단을 이겨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줬다.

이세돌 9단은 구글 딥마인드의 AI 알파고와 대국을 앞두고 승리를 자신했다. "5승이냐 4승1패냐 정도 차이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결과는 알파고의 4대1 완승. 모두가 충격을 받은 '알파고 쇼크'였다. AI를 상대로 최초로 패배한 인간이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승리한 인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바둑은 체스나 장기와는 달리 수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여 아직은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 수 없다고 여겨졌다. AI에게 패배한 이세돌은 “인간에게 졌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2016년 이세돌을 이긴 기존 알파고는 바둑 선수 수천 명과 대결을 하고 전문가가 제공한 수많은 기보를 통해 바둑을 학습을 했다. 이와 달리 강화학습 기반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알파고 제로는 기본적인 바둑 규칙을 배우는 것 외에는 인간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았다.

알파고 제로는 이 방식으로 3일간 약 500만 회 정도의 대국을 스스로 치렀고, 기존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100전 100승을 기록했다. 스스로 학습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시도하지 않는 방법도 개발했다는 점에서 더욱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세돌은 지난 11월 은퇴를 선언하며 은퇴 대국 상대로 NHN의 AI ‘한돌’을 선택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이세돌과 겨룬 '알파고 리'와 2017년 커제 9단과 대결한 '알파고 마스터'보다 한 수 위인 '알파고 제로'와 '알파 제로'의 중간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한돌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 김지석 9단, 박정환 9단, 신진서 9단 등 국내 유수의 프로기사들을 차례로 격파했다. 그런 한돌도 지난 8월 중국 산둥성에서 열린 2019 중신증권배 세계 AI 바둑대회에서 3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사진 제공=뉴스1) ©AI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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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이세돌과 한돌 AI의 총 3번의 대국이 이루어졌다. 1국 92수 만에 흑 불계승, 2국 122수 만에 흑 불계패, 3국 181수 만에 불계패를 기록하며 최종 1승 2패로 한돌 AI와의 대국을 끝마쳤다.

이세돌은 “초반과 중반까지는 괜찮았는데 예상 못 한 수를 당한 이후로 많이 흔들렸다”며 “초반에 좀 더 좋은 수를 뒀었다면 1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솔직히 한돌은 접바둑(하수가 바둑돌 몇 개를 미리 놓고 두는 바둑)에서는 아직 그렇게 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저는 부족했지만 좋은 후배들이 같은 조건에서 붙었다면 이길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5년 7월 12살의 나이에 입단해 프로기사가 된 후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 TV바둑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한 이세돌은 지난달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며 24년 4개월간의 프로기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바둑에서 인간만이 가능한 부분을 묻는 질문에 이세돌은 “바둑은 스포츠이자 예술이다. 혼자만의 경기가 아닌 대국하는 상대방과 둘이서 표현하는 예술이기도 하다. 이기고 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바둑판 위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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