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 비효율적인 공급과정 최소화 및 투명성 구축
블록체인 기술로 식품유통의 기록조작 및 불필요한 과정 축소 가능

전 세계 인구의 약 11%인 8억명의 사람들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Shutterstock)
전 세계 인구의 약 11%인 8억명의 사람들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Shutterstock)

(AI타임스=김영하 기자) 세계 식량공급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지구 한쪽에서는 배고픈 8억여명의 사람들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충분히 섭취 가능한 식량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가 망가져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유엔세계식량계획 (World Food Program)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11%인 8억 2,100만의 사람들이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는 반면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세계 식량 중 약 14%가 소매 업체에 도달하기 전에 폐기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식량 폐기는 대부분 농장 활동, 저장, 운송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은 농작물 수확, 축산물 도축, 수산물 어획에서부터 다양하고 복잡한 유통 공급망을 통해 우리의 식탁에 도달한다. 이러한 유통 공급 과정 중 식량이 손실되거나 폐기되는 현상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식량 부족이 발생하는 이유가 ‘식량 공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곳곳에서는 전 세계 인구가 충분히 섭취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식량이 공급되고 있다. 단지 비효율적인 공급 과정 때문에 8억여명의 인구가 굶주리고 있는 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그 동안 식량 손실에 관한 내용들은 주목 받지 못했다고 발표한바 있다. 농작물을 예로 들면, 지난 30년간 농작물 관련 연구의 95%가 생산성 향상에만 집중해왔으며, 단지 5%만이 손실 감소에 관하여 연구해왔다고 한다. 식량 공급과 수급의 불균형이 단지 생산성이 낮아서가 아닌데도 말이다.

기업, 정부, 사회의 투명성이 높아지는 시대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한번쯤 가져봐야 한다. 왜 식량 공급 유통망은 여전히 불투명할까? 지속 가능한 식량 손실 방지에 대해서는 왜 많은 관심들을 가지지 않을까? 아비 레이첸탈 (Avi Reichental) Nexa3D의 CEO에 따르면 대부분 업체들이 수익에만 따라가기 때문에 식량 손실에는 많은 관심을 갖지 않아서라고 한다.

식품 분야의 투명성은 식품의 신선도, 효과, 영양소를 기반으로 식재료를 구매하는 소비 형태로 바뀌는 현대 사회에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식품 공급망의 투명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미래 식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보다 공급망이 투명해야 한다.

식품 유통 공정의 투명성을 비롯하여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맞춰줄 것으로 기대되는 블록체인 기술 (사진=Shutterstock)
식품 유통 공정의 투명성을 비롯하여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맞춰줄 것으로 기대되는 블록체인 기술 (사진=Shutterstock)

블록체인 기술이 식품 공급과 수요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을까?

지속 가능한 식량 생태계의 미래를 구축하는 것은 우리가 식품 공급망을 어떻게 최적화되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식량 손실 문제를 계속 회피하기 보다는, 세계적인 식품 공급자들과 기술 업체들은 식량 공급 시스템 비효율성을 해결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까지 이 분야에 투입될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은 블록체인이라고 볼 수 있다.

블록체인을 통한 시스템 구현 방식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블록체인을 사용하여 밀가루 생산자를 추적하여 밀의 출하량을 검증하고 세밀하게 모니터링 하려 한다고 가정해보자. 블록체인을 통하여 밀이 수확되었을 때, 밀이 정확히 어떤 조건에서 저장되었는지, 그리고 운송 중 각 지점에서는 어떤 신선도 보존 방법이 적용되었는지 등의 데이터들이 기입될 수 있다. 각 측정이나 평가를 블록체인에 기록하여 임의로 저장 정보를 조작할 수 없어, 신선도를 조작하는 것을 사전에 방할 수 있다.

수요자 측면에서 볼 때, 이러한 조작 불가의 투명성은 밀가루를 비롯한 다양한 식자재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으며, 공급자 측면에서는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공급망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인지시켜 준다.

식품 유통 공정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월마트 (사진=Shutterstock)
식품 유통 공정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월마트 (사진=Shutterstock)

블록체인을 통한 식품 유통은 월마트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 작년 1월 월마트에서 판매한 상추로 인하여 대규모 시민들이 식중독 걸린 사건이 있었다. 미국 질병통제 예방 센터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문제가 된 상추를 일괄 회수하려 했지만, 유통 과정 추적이 불가해 원산지 확인이 불가한 모든 상추를 폐기함에 따라 큰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월마트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식료품의 유통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였으며, 먼저 시금치와 상추를 대상으로 재배부터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기록되도록 지침을 내렸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식품 리콜 사태 발생 시 식품 유통 경로를 찾는데 약 7일이 소요되었다면 현재는 2.2초만에 추적이 가능하다고 한다.

블록체인과 같은 혁신적 솔루션을 공급업체나 소매 식품업체 모두가 갖춘다면 농장에서 가정의 식탁 위까지 식품 공급망을 투명하게 추적 확인할 수 있으며, 각 식품 거래 기록들이 영구적으로 첨부되어 공급처에서는 모든 지점에서의 식품을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급업체는 만료날짜, 배치번호, 원산지 및 온도와 같이 주요 데이터 포인트를 신속하게 식별해 잠재적 오염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서는 블록체인의 ‘불변성’은 작물 보험제도에도 활용될 수 있다. 기존에는 작물 손실을 겪은 농민이 해당 손실의 원인을 증명해내기가 어려워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했다면, 블록체인에 해당 정보를 기록하면 기록물의 변조를 막아 효율적인 처리가 보장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