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의 보험코어시스템구축티에프팀 직원들이 인공지능으로 보험금 지급 여부를 심사하는 ‘클레임 AI 자동심사 시스템’ 화면을 보고 있다. (사진 제공=한화생명)
한화생명의 보험코어시스템구축티에프팀 직원들이 인공지능으로 보험금 지급 여부를 심사하는 ‘클레임 AI 자동심사 시스템’ 화면을 보고 있다. (사진 제공=한화생명)

(AI타임스=전승진 기자) 보험금 지급심사 영역에도 인공지능(AI)이 도입됐다. 단순히 빠르고 정확한 심사 처리를 넘어서 사람이 눈여겨보지 않던 요소로 패턴을 발견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생명은 업계 최초로 보험금 지급심사를 클라우드에서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심사하는 ‘클레임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 회사는 과거 3년간 보험금 청구 데이터 1100만건을 돌려 모두 3만5천번의 학습과정을 거친 뒤 결과의 정합성을 확인해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가입자가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면 일선 지급심사팀 직원들은 병원 이름과 시술 방법 등의 500여개 팩터(요소)를 훑은 뒤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인공지능 도입으로 100만원 이하의 실손보험금 소액청구건은 초 단위 심사가 가능해졌다.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새로운 지표에 대한 중요성도 깨닫게 됐다. ‘보험 사고 당일로부터 청구일까지 걸리는 시일’이 눈여겨 볼만한 주요한 지표인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사고일로부터 보험금 청구까지 걸리는 시일은 그동안 용어도 딱히 없을 정도로 주요한 요소가 아니었지만, 인공지능은 학습을 통해 이 지표가 다른 요소들과 결합됐을 때 유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사고일과 청구일 사이에 수술 건만 하나 접수됐더라도 다른 입·통원 내역과 장애 가능성 등에 대해 유의 깊게 보라는 ‘알람’ 기능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할 때엔 단건 심사밖에 보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보험사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발전할수록 그간 주요하게 보지 않았던 보험사기에 대한 추가적인 패턴까지 발견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화생명은 우선 전체 심사의 약 25%를 차지하는 실손보험금 소액청구건 중심으로 자동심사를 진행한 뒤, 50%까지 인공지능 자동심사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고객은 보험금 청구 후 수령까지 기일이 며칠이라도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은 비용을 아낀다.

한화생명은 “향후 5년간 1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스템 도입으로 기존 심사인력은 고난도 심사 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스템이 개선될수록 보험금 지급심사 인력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