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뇌 MRI 스캔 데이터를 수집·활용해 AI 알고리즘 훈련
향후 질병 진행 상태에 따른 임상시험 후보 선정에 유용할 것

(사진=Nature 홈페이지 'Scientific Reports'). ©AI타임스
(사진=Nature 홈페이지 'Scientific Reports'). ©AI타임스

(AI타임스=윤영주 기자) IBM이 신경계 퇴행성 뇌질환인 헌팅턴병(Huntington's disease) 증상의 발현과 진행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시스템을 개발했다.

유전질환인 헌팅턴병의 대표적 증상으로는 행동학적 움직임 이상과 인지장애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환자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상한 운동증상이 나타나 그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듯 보여 ‘헌팅턴 무도병’이라 불리기도 한다.

최근 미국 IT 전문매체 ‘엔가젯(Engadget)’ 등 외신에 따르면 IBM의 왓슨 연구소(T.J. Watson Research Center) 연구진은 CHDI 재단과 협업해 지난 27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헌팅턴병에 관한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다. IBM에서 개발한 이 AI 기반 시스템은 뇌 맵핑법을 통해 헌팅턴병 증상의 발현과 진행 상태를 보여준다. 즉 AI로 헌팅턴병 환자에게 질병 징후가 나타날 수 있는 시기를 예측하고 이 같은 증상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행될지 경과를 판단할 수 있다.

연구진은 헌팅턴병 환자의 뇌 MRI 스캔 데이터를 수집·활용해 AI 알고리즘을 훈련시켰다. 이후 AI 시스템은 뇌 조직인 백질의 신호를 통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환자의 인지능력과 운동수행능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측정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연구 성과가 있기 전까지 기존의 연구원들은 헌팅턴병이 주로 30세에서 50세 사이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만 알 뿐, 발병 후 증상이 어떻게 악화되는지 그 변화 과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특히 IBM 연구진은 단 하나의 MRI 스캔만으로도 헌팅턴병으로 인한 뇌 기능 저하를 매우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AI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자체만 보면 헌팅턴병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나 환자가 질병 경과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향후 과학 연구진이 질병 진행 상태에 따라 임상시험 후보를 선정하는 데에도 기여해 장기적 관점에서 기존 치료법 개선과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의학 분야에서 AI 기술 적용 영역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IBM 외에 다른 기업들도 AI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질병 진단과 치료 연구에 나서고 있다. 구글의 경우 최근 구글 헬스 연구진이 인간 전문의보다 정확하게 유방암을 진단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