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와 연관없음 (사진=셔터스톡)©AI타임스
▲ 본 기사와 연관없음 (사진=셔터스톡)©AI타임스

(AI타임스=윤광제 기자) 올해로 출범 20년째를 맞은 일본 간호 보험 제도가 재정 압박이 심해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자기 부담률을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간호 설계도인 관리 계획 작성에 인공지능(AI)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간병과 같이 인간의 존엄성과 관련된 분야에 AI를 활용하는데 불안 요인은 없을까.

◆ 간병 보험 출범 20년
2020년은 일본 간호 보험 제도가 시작된지 20년을 맞는 고비의 해다. 일본은 20년 전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를 내다보며 고령자 간호를 가족이 떠안는 게 아니라 사회 전체에서 짊어진다는 생각으로 양로 보험을 출범시켰다.

간호 보험 보험료는 40세 이상은 사회 보험으로, 65세 이상은 연금으로 징수한다. 간호 보험료는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회사가 급료에서 자동 납부하도록 돼 있다. 사회보험이나 국민겅강 보험료 명세를 보면 간병 보험료가 표함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양로 보험과 세금으로 충당하는 간호 보험 덕분에 고령자는 간병 서비스를 비용의 10%만 부담하고 받을 수 있다.

그러나, 20년이 흐르면서 고령화가 빨라져 간병 비용은 계속 늘어나고,  이는 간호 보험료가 오르는 결과로 이어졌다. 결국 수입이 있는 사람부터 자기 부담 비중이 늘게 됐다.

이들의 나이가 더 많아지는 2025년에는 간호 보험 재정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 자체가 20년째를 맞아 큰 변화의 모퉁이에 놓인 셈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보호 플랜 작성
고령화 진전과 재정 압박으로 간병에도 어쩔 수 없는 변화가 요구된다. 이를 상징하듯 최근 간호 분야에 AI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주목 받고 있다.

간호 보험 제도는 요지원이나 요양 간호 등 간호 순위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급부액이 설정돼 있다. 케어 매니저는 각각의 이용자에 맞게 계획을 작성하는데 이것이 관리 계획이다. 관리 계획 작성에는 복잡한 계산과 사무 처리 능력이 요구된다. AI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미 판매되고 있는 서비스도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시디아이의 케어디자인 인공지능이다. 이 서비스는 간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일상생활동작(ADL)과 심신 상태 등을 입력, 지방자치단체가 집적해 온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복수의 추천 플랜을 제시한다. 이 플랜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AI가 보호 플랜을 작성하는 것은 간병을 자동화해 인간 특유의 배려와 정성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회사측은 AI가 케어매니저 역할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케어매니저를 지원해 사무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본연의 대인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 인간의 존엄성과 밀접해 주시할 필요 있어
고령자 간병은 인간의 존엄과 관련한 분야다. 이를 AI로 대체하는 것이 혹시라도 고령자의 생활을 손상시키는 것은 아닌지 주시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오는 2045년에는 AI의 능력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싱귤래리티'가 도래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싱귤래리티'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의 결합이 가져올 미래를 상징하는 용어로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넘어서는 기점이라는 의미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는 답을 골라내고 있을 뿐 인간의 사고를 넘어서는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는 전문가도 있다.

간호 전문가들은 간호 보험의 재정 압박과 인건비 삭감 요구되더라도 '간호'는 앞으로도 인류가 짊어지고 가야할 '인간의 배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