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열린 국제로봇전 시연 모습 ©AI타임스
▲도쿄에서 열린 국제로봇전 에서 용접 로봇의 시연 모습 ©AI타임스

(AI타임스=윤광제 기자)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에서 '2019 국제 로봇전'이 열렸다. '2019 국제 로봇전'은 일본 로봇공업회와 공업신문이 격년으로 주최하는 로봇전문 전시회다.  '로봇이 잇는 인간친화적 사회'를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미-중 무역 마찰에 따른 불안요소에도 불구하고 총 637개업체가 참가 역대 최대 규모를 갱신했다. 관람객도 4일 동안 14만명을 넘어섰다.  전시회에서 드러난 로봇업계 트렌드 변화를 살펴본다.

◆ 고객 요구는 솔루션

이번 전시회는 로봇의 속도나 정밀도 등 '기능'을 알리는 데 주력했던 과거와 달리 구체적인 애플리케이션과 사용법을 패키지로 묶은 솔루션을 출품하는  경향을 보였다.

어필 대상인 업계 자체가 변한 것이 주요 배경이다. 로봇은 자동차 업계가 주 사용자다. 그러던 것이 반도체 전송과 조립 등에도 사용되다 지금은 식품·화장품·의약품 분야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주 고객도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로봇 가격이 낮아지면서 기존 자동기계보다 저렴해지는 경우도 생긴 덕분이다.

그동안 로봇 기업이 상대했던 자동차 기업은 스스로 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했고, 이미 수요가 충족된 상황이라 더이상 수요가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자동차 업계에는 노동집약적인 생산 현장이 많다. 또 스스로 로봇이나 주변기기를 연결해 사용하는 기술력도 부족하다. 인력이 부족해지는 반면 기술은 발전하는 추세가 그나마 도움이 되는 형국이다. 

덕분에 공정 자동화를 위한 시스템 통합 수요는 높아지고 있다. 고등전문학교와 직업능력개발센터를 비롯한 폴리테크학교 등 인재 양성 기관이 있기는 하지만 이 분야 인력난도 해소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고객이 원하는 것은 로봇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해주는 솔루션이다. 고객은 가능하면 구매 후 바로 쓸 수 있는 것이 선호한다. 업계에는 지금까지 '로봇은 반완성품이며 그렇게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다'는 것을 상식으로 여겼다. 이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개선하지 않으면 시장은 확대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업체 간 합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카메라와 센서 등을  세팅만 하면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패키지 로봇 시스템 전시가 크게 늘었다. 고객 요구에 업체가 호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디까지 패키지화 할 것이냐는 문제는 어느 정도까지 표준화 하는 것이 소비자 요구에 부합하는 동시에 회사에 이익될 수 있느냐는 문제다. 경영진이 판단할 부분이다.

◆ 일반화 된 '로봇 다루는 기술'
인공지능(AI) 활용 관련 기술이 가장 눈에 띈다. 닥트를 올리기 위한 로봇팔 궤도 최적화가 한 예다. 지금은 장인 기술로 만들고 있다. 이를 AI 기술로 처리한다. 고정밀도를 요하는 조립작업에서 역감각 센서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해 정밀하게 위치를 조정하고 피킹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로봇을 다루는 기술 표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활용 방법이 서서히 진화하면서 각자가 더 효율적인 주석을 첨가해 학습 시간을 단축시키는 일이 잦아졌다. 숙련 기술을 수치화하거나 자동화 하는 로봇 지능화가 지속돼 앞으로는 로봇이 사람이 할 수 없는 작업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스마트 팩토리를 지탱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
'스마트 팩토리'는 많은 기업이 미래를 내다보고 진행하는 영역이다. 스마트 팩토리는 생산라인을 가동하면서 나오는 데이터를 취합해 가동 상황과 생산량 및 품질 변화 등을 눈으로 볼 수있게 해준다. 필요에 따라서는 공장 전체를 조정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 AI, 로봇 등을 최대한 활용하는 미래 공장이라고 보면 된다.

이를 염두에 둔 기술을 출품한 업체가 많았다. '디지털 트윈' 기술이 대표적이다. 오프라인 로봇 프로그래밍이나 시뮬레이션 기술은 물론이고 협동 로봇, 무인운반차(AGV), 자율주행로봇(AMR) 등 이동 대차와 로봇 팔을 조합한 '모바일 매니 퓨레이터' 등이 그것이다.

◆ 서비스 로봇  성공 사례도 공유
이제 물류 창고에서는 로봇을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다음은 유행 단계에 돌입하느냐가 관심이다. 로봇이 사용되는 장소는 공장이나 창고만이 아니다. 청소, 경비, 외식, 농업, 의료, 간호, 공공 모빌리티 등 다양한 현장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다양함은 오히려 로봇 도입을 늘리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로봇이 잘하는 작업은 계속 일정량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로봇을 투입해 에너지를 절약하려면 단순한 연속 작업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보조금을 사용하고서도 실증 실험만 한 채 종료되는 일이 적지 않다.

이번 로봇전에서도 다양한 플레이어가 각각의 고객 요구에 응하는 제품을 내보였다. 서비스 로봇은 저렴하면서도 편리해야 한다. 기술 측면에서도 고민스러운 과제다. 사용자가 '이 정도라면 쓸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로봇을 내놓는 것이 관건이다.

한편 이번 국제 로봇전 전시장인 토쿄 빅 사이트에서는 이달 말까지 청소로봇과 경비로봇을 시험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