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한약재 감별 앱으로 개발해 보급 계획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가짜 한약재를 감별, 가짜 한약재 오용으로 인한 약화(藥禍)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방기 목통 관목통의 절단면 비교(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방기 목통 관목통의 절단면 비교(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은 최고야 한약자원연구센터 박사와 이숭인 동신대 한의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딥러닝 기법을 활용해 외형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운 한약재를 감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진은 목통, 방기, 관목통 등 형태가 비슷해 전문가가 아니면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한약재를 대상으로 연구했다. 관목통은 신장질환 유발 물질인 아리스톨로크산을 함유하고 있어 사용이 금지된 약재다. 하지만 일부 고문헌에는 목통으로 기록돼 동명의 한약재인 목통으로 오인할 수 있다.

한약재를 정확하게 감별하기 위해서는 유전자와 성분을 분석하면 되지만 이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육안으로 감별하고 있다. 요즘은 한약재 감별 전문가가 감소해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연구팀은 한약재 감별에 딥러닝 기법을 적용했다. 우선 정확히 동정된 한약재 음편 조각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방식으로 약재별 사진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후 이를 여러 딥러닝 모델에 학습시켜 한약재 감별 정확도를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딥러닝을 활용한 감별 기술의 정확도는 최대 99.4%에 달했다. 본초학(本草學)을 전공한 박사가 육안으로 판정할 때의 평균 정확도 94.8%를 뛰어넘은 수치다.  

딥러닝 모델별 한약재 감별 정확도 비교 표 (자료제공=한국한의학연구원)
딥러닝 모델별 한약재 감별 정확도 비교 표 (자료제공=한국한의학연구원)

이에 연구팀은 한약재 감별 앱을 개발해 한방의료기관, 원외탕전실, 한약재 유통 시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종열 한의학연 원장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한약재 감별을 한의학과 인공지능의 융합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결과"라며서 "향후 인공지능 한의사 개발 등 지속적인 융합연구로 미래의학을 선도할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