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 구름과 스핀 구름 입증에 사용된 양자 소자 도식도 (제공: 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물리학과 심흥선 교수 연구팀(응집상 양자 결맞음 선도연구센터)이 일본, 홍콩과의 공동 연구로 50년 만에 금속 및 반도체 속 불순물의 자성을 가리는 스핀 구름의 존재를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도체나 반도체 내 불순물이 스핀을 가지면 주위의 자유 전자들에 의해 생성된 스핀 구름이 스핀을 가린다. 이 현상을 콘도 효과(Kondo Effect)라고 하며, 충분히 낮은 온도에서 발현되는 양자역학적 현상인 대표적 자성 현상이다.

심흥선 교수 연구팀은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와 홍콩성시대학(City University of Hong Kong) 연구진들과 공동 연구에 참여해 마이크로미터(10⁻⁶ 미터)에 달하는 스핀 구름을 최초로 발견했다. 

지난 2013년에 심 교수 연구팀은 전기 신호를 이용한 스핀구름 관측법을 선행연구로 제안한 바 있다. 연구팀은 선행연구에서 스핀 구름 내부와 외부에 전기장을 가했을 때 각각 다른 전류가 발생함을 예측했고, 이를 이용해 스핀구름 공간 분포의 관측을 제안했다.

심 교수 연구팀의 제안에 따라 일본이화학연구소와 홍콩성시대학의 연구팀은 양자점을 이용해 반도체 속 불순물 스핀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생성된 불순물 주변에 전기장을 인가할 수 있는 양자 소자 제작 실험을 수행했다. 

100mK(밀리켈빈)의 낮은 온도에서 관측된 소자의 전기 신호를 심 교수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발견된 스핀 구름의 크기와 공간 분포는 이론 예측과 일치했고 그 크기는 수 마이크로미터(10⁻⁶ 미터)로 확인됐다.

콘도 효과의 대부분 특성이 규명됐지만 지난 50년 동안 스핀 구름의 존재가 입증되지 않은 채 남아있었다. 스핀구름이 다양한 자성 현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예측됐기 때문에 스핀구름을 발견 및 제어하는 것은 관련 학계에서 오랜 숙원 중 하나였다.

심흥선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스핀 구름이 발견된 만큼 스핀 구름에 대한 후속 연구들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스핀 구름의 양자 얽힘 특성을 기반으로 차세대 양자정보 소자를 개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