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따뜻한 정에 감동…문자·선물 등으로 감사 마음 전해
30명 대구 확진자 치료…30일 기준 24명 완치돼 대구 돌아가

아이가 쓴 감사 카드와 함께 맛깔스런 참외 가득 담은 택배. (사진=광주시 제공).
 (사진=광주시 제공).

30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광주에서 치료를 받고 대구로 돌아간 시민들의 훈훈한 감사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완치돼 지난 25일 대구로 돌아간 A씨는 퇴원 직전 광주에서 느낀 심경을 담담하게 적은 글을 병원 홈페이지에 올렸다.

A씨는 “코로나 확진을 받고 다음날 아이까지 확진 받던 날 하늘이 노랬다”며 “병상이 없어 며칠을 여기저기 전화하며 불안해하고 있을 때 광주에서 저희 모녀를 받아주시겠다는 연락에 어린 아이를 안고 주저 없이 광주까지 내달려 왔다”고 전했다.

이어 “도착한 첫날 저녁 짐을 풀고 나니 낯선 지역에 아이와 저 단둘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막막함과 두려움, 긴장감, 아이에 대한 미안함에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다”며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A씨의 두려움과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다음날 아침부터 의료진들이 각별히 신경써줬다”며 “의료를 뛰어 넘어선 배려와 따뜻한 보살핌이 제겐 매일 감동의 연속이었다”고 적었다.

또 “방호복 차림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저와 아이를 챙겨주신 51병동 간호사 선생님들과 의료진분들, 손수 만드신 반찬에 항상 아이 챙겨주신 수간호사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끝으로 A씨는 “제 아이도 의료진분들이 보여주신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 제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된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꼭 다시 찾아뵙겠다”고 글을 맺었다.

앞서 지난 19일 빛고을전남대병원에는 택배 한 상자가 전달됐다. 상자에는 삐뚤삐뚤 써내려간 카드 한 장과 함께 맛깔스런 참외가 가득 들어있었다. 이곳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완치돼 대구로 돌아간 일가족 4명이 보내온 것이었다.

가족 중 아이가 쓴 카드에는 “간호사 선생님 안녕하세요. 병원에 있는 동안 잘 보살펴 주시고 밥을 주실 때마다 간식 챙겨주셔서 감사하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저희가 빨리 나았어요. 건강하시고 힘내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아이의 아빠는 지난 11일 퇴원해 대구로 되돌아간 직후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용섭 시장님과 광주시민, 병원 관계자, 우리를 이송해주신 소방대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광주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저의 작은 힘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더불어 “저희 아들이 광주에서 살고 싶다고 하네요”라는 추신도 남겼다.

지금까지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대구 확진자는 모두 30명이다. 이들 가운데 30일 기준 24명이 완치돼 대구로 돌아갔고 6명이 남아 치료를 받고 있다.

광주시와 빛고을전남대병원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 심리적 안정을 되찾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이들 간식과 장난감, 인형, 반찬, 이들이 되돌아갈 때 입을 옷까지 챙기는 등 마음을 다해 살피고 있다.

27일 퇴원한 또 다른 모녀는 이 병원 간호사들이 준비해준 옷으로 갈아입고 대구로 돌아갔다. 이들은 경황없이 광주까지 오면서 옷을 미처 챙기지 못했었다. 난감해 하던 이들을 위해 간호사들은 자신들이 가장 아끼던 옷을 골라 전해준 것이다.

광주시는 입·퇴원을 지근거리에서 돕는 등 살뜰히 살피고 퇴원한 이들에게 광주주먹밥과 광주김치, 마스크 등 광주의 마음을 담은 선물 꾸러미를 들려 보내고 있다. 환영·환송 현수막을 내걸어 유대감을 표하는 것도 광주시의 몫이다.

코로나19라는 끔찍한 비극 속에서도 달빛동맹의 두 도시 광주와 대구가 병상나눔으로 219km의 물리적 거리를 단숨에 뛰어넘어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광주시 제공).
(사진=광주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