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63% "사태 지속되면 6개월 못가 폐업"
지자체 대책 체감 효과 미미…"근본 문제 해결 우선"
광명시 배달서비스 효과…순천시 "검토는 해보겠다"

전통시장 경기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 상인이 과일을 정리하고 있다.
전통시장 경기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 상인이 과일을 정리하고 있다.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폐업은 코앞인데, 전통시장 대상 지원 대책은 너무 멀게 느껴집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순천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이 지자체의 지원정책에도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상공인들 중 63.4%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6개월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같은 사실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의류, 미용, 음식점, 주요소를 비롯한 24개 주요 골목상권 업종 32개 협회·조합에 '골목상권 경기현황 및 내년도 최저임금 의견'을 조사, 집계한 결과 밝혀졌다.

골목상권 협회들은 매출·순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경기위축 및 방문객‧이용객 감소에 따른 판매부진'(93.3%)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방문객 감소가 피해의 주요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의 지원책은 대출 지원과 임대료 감면 등에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상인들의 어려운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산한 순천 아랫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산한 순천 아랫장.

◇"피부로 와닿는 효과가 없다"

1일 오후 순천시 풍덕동에 위치한 전통시장인 아랫장. 이 곳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김 모씨는 순천시의 소상공인 지원책에 대해 대체적으로 후한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지원책들의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이라는 반응. 대출과 임대료 감면 등 혜택은 급한 불만 끄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김 씨는 "무이자 대출과 임대료 감면, 소독제 배부, 방역 등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원해주는 것이 고맙다"며 "그러나 이 같은 대책들은 전통시장을 살리는 근본적인 대책마련이라기보다는 '땜질식 대안'으로 보여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이나 경기도에서는 지자체가 나서서 배달 서비스를 지원해주지 않고 있다"며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으니, 배달 시스템을 정착시켜 운영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랫장에서 잡곡을 판매하는 상인 박정진씨는 "현 지자체의 정책 가운데 피부로 와 닿는 효과가 없다"며 "코로나 사태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통시장 배달앱 놀장 화면.
전통시장 배달앱 놀장 화면.

◇광명시, 전통시장 배달앱 도입 사례 ‘호평’

최근 경기도 한 지자체가 전통시장에 온라인 배달서비스를 도입해 상권을 다시 살리고 있다. 경기 광명시가 지난달 17일 전국 최초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놀러와요 시장(놀장)’을 도입했다. 이 앱은 회원가입한 뒤 전통시장 내 물건을 주문하면 된다.

주문한 물건은 2시간 내에 배달된다. 시장 기준 1.5㎞까지 이용 가능하다. 가격에 상관없이 배달되지만 3만원 미만의 경우 배달비 3000원을 부담해야 하고, 3만원 이상일 경우 배달비가 무료다. 구매한 물건에 문제가 있을 경우 100% 교환 가능해 믿고 이용 가능하다. 전통시장에서 직접 구입하는 것만큼 저렴한 셈이다.

이용자들은 전통시장의 값싸고 좋은 물건을 편리하게 구매하게 됐다며 크게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해졌다. 배달서비스를 시작한 첫날엔 주문이 쇄도해 2시간가량 서비스가 중단될 정도였다. 광명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전통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돕기 위해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순천 지역민들과 상인들도 배달앱을 도입하는 등 전통시장을 스마트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를 놓고 순천시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배달 앱 등과 관련한 전통시장 상인들의 요구나 민원은 없었다"며 "의견 수렴해 검토는 해보겠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최근 아랫장 야시장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순천시는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최근 아랫장 야시장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