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0.02nm까지 관찰할 수 있는 분석기법 개발
나노입자 3차원 구조 원자 수준에서 포착
촉매ㆍ디스플레이 등 응용과학 발전 기여 전망

나노입자 3차원 증명사진
나노입자 3차원 증명사진

개별 나노입자를 3차원 그래픽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촉매나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응용과학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는 박정원 기초과학연구원(IBSㆍ원장 노도영) 연구위원 연구팀이 호주 및 미국과 함께한 공동연구에서 액상 투과전자현미경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이용해 0.02나노미터(nm)까지 관찰할 수 있는 분석기법을 개발, 개별 나노입자의 3차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지 3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액상 투과전자현미경(TEM)은 나노입자가 존재하는 환경인 액체에서 전자를 이용해 이미지를 얻는 방법이다. 나노입자 구조 및 변화를 나노미터 해상도로 관찰, 초당 400장의 이미지를 촬영한다. 

개별 나노입자의 3차원 증명사진 촬영 과정
개별 나노입자의 3차원 증명사진 촬영 과정

고성능 나노소재를 설계ㆍ합성하기 위해서는 나노구조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노입자의 원자 배열이 미세하게 바뀌면 촉매 활성이 저하되거나, 디스플레이 색 순도가 바뀌는 등 물성이 달라진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노입자의 전체적 형상만 관찰할 뿐, 원자 배열을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연구진은 우선, 나노입자가 녹아있는 극미량의 용액을 담기 위해 특수용기인 액체 셀(Liquid Cell)을 자체 개발했다. 이후, 액상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액체 셀에 담긴 나노입자를 관찰하고 개별 나노입자의 위치를 추적하며 수천 장의 이미지를 촬영했다. 연구진은 촬영한 이미지를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AI 알고리즘에 적용했고, 이 과정을 거쳐 나노입자의 정밀한 입체구조를 얻었다. 

나노입자의 3차원 증명사진을 얻는 과정
나노입자의 3차원 증명사진을 얻는 과정

IBS는 용액 상에서 합성된 백금(Pt) 나노입자의 3차원 원자 배열을 관찰해 동일한 조건에서 만들어진 나노입자라 하더라도 원자 수준에서는 배열 등 구조가 제각각 다름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로 나노소재의 물리ㆍ화학적 특성을 결정하는 표면 구조를 직접 관찰하고, 표면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할 수 있게 됐다. IBS는 촉매 성능 개선과 디스플레이 색 순도 향상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원 연구위원은 "AI로 물질의 성질을 예측, 합성하는 것이 미래 소재 개발의 중요 방법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광범위한 과학기술 분야에서 나노재료 설계 및 합성에 중요한 단서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