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길어짐에 따라 깊어지는 ‘디지털 소외’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될수록 노년층이 겪는 '디지털 소외감'은 심화되고 있다. (사진=Shutter Stock).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될수록 노년층이 겪는 '디지털 소외감'은 심화되고 있다. (사진=Shutter Stock).

코로나19 사태로 노년층의 고립감이 심화,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려는 집 안 생활이 길어질수록 스마트기기에 익숙치 않은 노년층은 점점 견뎌내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 시간) 디지털 문화가 낯선 노년층이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 때 보다 심심하게 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날로그 세대인 이들에겐 화상플랫폼 ‘줌’이 낯설다. 따로 사는 자식들도 집에 갇혀 ‘줌’을 이용해야 하지만 사용법은 어렵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온라인 게임은 커녕 배달앱으로 음식을 시키는 방법도 잘 모른다.

이같은 디지털 격차는 국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21일 경기도가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74%의 노년층이 ‘코로나19 탓에 불안, 답답함, 무기력 등의 우울감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대부분 집에 있어도 TV시청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노년층에게는 마스크앱도 딴 세상 이야기다. 앱 다운로드 방법부터 어렵기만 하다.

노년층이 스마트기기와 친숙해질 수 있도록 현재 미국내 한 노인요양시설은 가상현실 기기를 통한 오락시간을 마련했다. 미 동북부에 위치한 스프링 아버 시니어 리빙(Spring Arbor Senior Living) 요양원은 약 1400명의 노인입주자들과 하루에 한 번씩 닌텐도 ‘위’를 이용해 볼링게임 등을 진행한다. 또한 뉴욕 소재 캔두(Candoo)는 시간당 30 달러를 받고 ‘줌’의 사용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국내의 경우 역사 속 ‘위리안치’를 소급하며 자가격리로 인한 불안감을 달래고 있듯 노년층을 향한 세심한 배려와 보살핌도 필요해 보인다. 어느 때 보다 디지털 격차를 느끼고 있는 노년층에게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의 간단한 스마트기기 방법을 알려주는 등 가족 구성원의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