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는 확실하나 사생활 침해 우려도 무시 못해

텍토닉스의 위치정보 추적 기술을 보여주는 데이터 모델

미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스마트폰에 내장한 위치정보 기술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기술전문매체 실리콘밸리닷컴은 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의 확산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스마트폰 위치 정보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리콘밸리닷컴은 미국 정부가 활용을 고려하는 위치추적 기술로 위치정보 데이터회사인 엑스-모드(X-Mode)와 데이터 시각화 업체 텍토닉스가 협업해 만들어내는 '개인 이동경로 추적 기술'에 주목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달 봄방학 기간 중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를 무시한 체 플로리다 로더데일 해변을 방문한 학생들의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추적해 동선을 파악했다. 같은 달 멕시코 해변으로 여행을 다녀온 대학생 70명 가운데 44명이 확진자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엑스-모드와 테크토닉스에서 트위터에 게재한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를 무시하고 플로리다 로더데일 해변을 방문한 휴양객들의 이동 경로(사진=테크토닉스 트위터)
엑스-모드와 텍토닉스에서 트위터에 게재한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를 무시하고 플로리다 로더데일 해변을 방문한 휴양객들의 이동 경로(사진=테크토닉스 트위터)

텍토닉스가 엑스-모드 데이터를 제공받아 지도화 한 정보는 매우 정확했다. 데이터를 플로리다 로더데일 해변을 방문한 학생들의 경로를 그대로 공개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이 기술 활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취합한 데이터를 제3자에게는 익명으로 제공한다. 하지만 어떤 앱에 탑재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조시 안톤 엑스-모드 최고경영자(CEO)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경각심을 주고 싶다"면서 "스마트폰 소지자 동선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반면 미국 기업들은 그동안 개인정보 수집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AI 윤리 문제와 연결해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온 부분이다. 이 때문에 인텔,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은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美위치정보 수집 전문업체인 엑스-모드(사진=X-Mode)
美위치정보 수집 전문업체인 엑스-모드(사진=X-Mode)

이번 엑스-모드와 텍토닉스 사례는 개인정보 수집 기술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사용여부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데이비드 캐롤 뉴욕 뉴 스쿨의 부교수는 "미국 정부가 코로나19를 이유로 시민의 사생활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엑스-모드 측은 "생명을 구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미국 정부를 도울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