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8년 만에 최저치
정제마진 급락…적자만 늘어
여수산단 2분기 전망 '먹구름'

국제유가가 폭락해 전남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여수 산업단지가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여수 석유화학 국가산단.
국제유가가 폭락해 전남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여수 산업단지가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여수 석유화학 국가산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폭락해 전남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여수 산업단지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에 맞물린 재고 평가 손실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업계의 장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6일 정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폭락세를 지속하면서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20달러 아래로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넷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1달러를 기록했다. 전주 배럴당 -1.9달러에 이어 2주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국제유가가 폭락해 전남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여수 산업단지가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여수 석유화학 국가산단.
국제유가가 폭락해 전남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여수 산업단지가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여수 석유화학 국가산단.

◇ 코로나 사태·정제마진 급락…여수 석유화학 국가산단 '이중고'

현재 여수석유화학산단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요 감소와 국제유가 폭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기업 경기 침체가 빠른 시일 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유사들의 대표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구매 비용과 수송비 등 비용을 뺀 금액을 말한다. 보통 배럴당 4달러가 손익분기점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팔수록 적자만 커지는 상황이다. 유가가 폭락하면 가격 영향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급감 현상이 벌어졌다. 정유를 생산해 팔더라도 이익이 되지 않는 셈이다. 쌓여가는 재고도 골칫거리다. 여수석유화학산단 기업들은 산유국과 2~3개월 전 원유를 구입한 뒤 가공·판매한다. 이 때문에 유가가 몇 달새 하락할 경우 미리 사둔 원유의 가치도 덩달아 하락하게 된다. 이 같은 손실과 고통들을 여수산단의 기업들이 고스란히 겪고 있다.

여수상공회의소.
여수상공회의소.

◇ 2분기 전망 '먹구름'…체질 개선·구조조정 불가피

여수산단에 있는 기업들은 GS칼텍스가 원료를 정제해 만든 납사, 디젤, LPG, 가솔린, 아스팔트 등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GS칼텍스 중심 석유화학 관련 공장들이 수직 계열화돼 있어, 10여 개 석유화학 대기업들의 어려움은 산단 전체의 불황으로 이어진다. 최근 여수상공회의소(회장 박용하)가 최근 여수 지역 186개 주요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20년 2분기 기업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업체들의 절반 이상이 매출 감소 등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화학 연관 기업들의 경우 77.5를 기록했다. 기준치 '100'에 못 미쳐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상의는 석유화학업종의 전망치 하락을 놓고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세계경기의 경색 국면이 지속하면서 석유화학 시장의 구매력이 하락하고 제품 수요가 급락해 영업실적에서 손실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에 결국 정유업계는 본격적으로 공장 가동률을 줄이는 카드를 꺼내고 있다. 여수산단 10여 개 석유화학 대기업은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추가적인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게다가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과 함께 업체 간 합병이나 제휴도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태은 여수상공회의소 조사차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석유 화학 업황 자체가 좋지 않다“며 ”세계 경기가 장․단기적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여수석유화학업계도 예전 호황을 다시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은 여수상공회의소 조사차장이 여수석유화학업계의 어려움과 코로나19 피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태은 여수상공회의소 조사차장이 여수석유화학업계의 어려움과 코로나19 피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태은 여수상공회의소 조사차장이 여수석유화학업계의 어려움과 코로나19 피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태은 여수상공회의소 조사차장.
여수상공회의소 전경.
여수상공회의소 전경.
국제유가가 폭락해 전남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여수 산업단지가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여수 석유화학 국가산단.
국제유가가 폭락해 전남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여수 산업단지가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여수 석유화학 국가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