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ㆍSK텔레콤 협력해 독자 설계 기술 확보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 10배 이상↑ 기대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기술 자립 발판을 마련했다. 

AI 반도체는 AIㆍ데이터 생태계의 핵심을 이룰 미래 반도체다. AI 응용 서비스가 필요로 하는 연산을 높은 성능과 높은 전력효율로 실행한다. 인간의 뇌처럼 낮은 전력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 복잡한 상황인식과 학습 및 추론 등 지능형 서비스에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알데바란 칩을 테스트하는 ETRI 연구진
알데바란 칩을 테스트하는 ETRI 연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ㆍ원장 김명준)이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을 비롯한 기업과 공동으로 고성능 서버 및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의 AI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AI 반도체는 AI 인프라와 관련 제품에 적용해 실증할 계획이다.

AI 기술혁신은 컴퓨팅 파워 발전이 뒷받침해 왔다. AI 기술 발전 및 산업 확산으로 AI 실행에 최적화된 고성능·저전력 AI 반도체가 미래 AI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차세대 핵심기술로 부각됐다.

이에 AI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를 넘어 전문적 설계역량과 지식재산(IP) 중심의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지배적 강자가 없는 초기시장 선점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ETRI와 SK텔레콤 등이 공동 개발한 알데바란칩을 인쇄회로기판(PBC)에 탑재한 모습
ETRI와 SK텔레콤 등이 공동 개발한 알데바란칩을 인쇄회로기판(PBC)에 탑재한 모습

과기정통부는 지난 2016년부터 고성능 서버와 모바일ㆍIoT 디바이스 분야에 적용 가능한 AI 반도체 개발을 목표로 국내 대기업 및 중소기업과 ETRI 등이 참여하는 국가 연구개발을 추진해왔다. 이들은 수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독자적 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세계적 수준의 AI 반도체 구현에 성공했다.

ETRI와 SK텔레콤은 고성능 서버에 활용할 수 있는 '서버용 초전력 AI 반도체'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알데바란칩
알데바란칩

현재 AI 연산에 활용하는 반도체(CPU, GPU 등)는 전력 소모가 크고 반도체 칩의 크기가 커 효율적 생산 및 활용에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칩의 크기를 최소화하면서 AI 연산에 최적화 한 설계 기술을 적용해 높은 연산능력과 전력효율을 구현했다. 그 결과, 초당 40조번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고 15~40W 수준의 낮은 전력을 소모하는 AI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적용하면 AI 서비스 전력효율이 10배 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올해 하반기부터 지능형 CCTV와 음성인식 등을 서비스 하는 SK텔레콤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실제 환경에 실증한 뒤 사업화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함께 개발한 '모바일ㆍIoT 디바이스용 시각지능 AI 반도체'는 사람의 시각처럼 객체를 인식하고, 지능형 CCTV와 드론 등에 적용할 수 있다. ETRI와 전자부품연구원(KETIㆍ원장 김영삼) 및 팹리스 기업이 협력해 개발했다.

낮은 전력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갖는 고효율 설계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해 모바일ㆍIoT 디바이스가 사람 수준으로 사물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회로면적을 최소화 해 크기는 성인 손톱의 절반 5X5㎜)에 불과하고, 물체인식 성능은 초당 30회 가능하다. 기존 반도체 대비 1/10 이하인 0.5W 전력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이 제품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 영상 감시ㆍ정찰 분야 등 AI 기반 지능형 디바이스로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연구 성과물을 팹리스 기업 등에 기술이전하거나 원천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는 등 AI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 2월 ETRI가 가입한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에서 산ㆍ학ㆍ연 협력을 이끌어 우리 기술의 국제 표준화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최기영 장관은 "AI 반도체는 우리나라가 IC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기반"이라면서 "독자적인 AI 반도체 개발은 국내 AI 및 데이터 생태계 혁신을 위한 중요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민ㆍ관 협력을 통해 AI 반도체 발전 전략을 수립, AI 반도체를 미래 혁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며 "올해 핵심기술 투자를 본격화하고, 기억ㆍ연산을 통합한 신개념 반도체 기술(PIM) 등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도전적 연구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