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대-서울송도병원, AI 기반 '스마트 변기' 공동 연구‧개발
AI 기계학습 통해 10가지 질병‧건강상태 진단 가능
항문 인식으로 개인 식별 가능…사생활 보호 문제도

(사진=Stanford Medicine).
(사진=Stanford Medicine).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서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변기(smart toilet)’가 개발됐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와 서울송도병원이 공동으로 10가지 질병과 건강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AI 스마트 변기 장치를 고안했다고 영국 더 가디언(The Guardian)과 인디펜던트(Independent) 등 외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련 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게재됐다.

이 스마트 변기는 장치에 부착된 카메라로 대소변을 촬영, 이를 AI 기계학습 시스템을 통해 분석한다. 스마트 변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는 클라우드로 전송, 해당 정보를 기반으로 질병과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스마트 변기에는 소변 내 포도당과 적혈구 등을 감지할 수 있는 테스트 스트립(검사지)도 내장했다. 스마트 변기 손잡이에 장착한 지문인식 스캐너 외에 항문 인식을 통해 이용자를 감지‧식별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스마트 변기 개발을 위해 수개월 동안 21명을 테스트했다. 현재 스마트 변기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변비와 당뇨병, 심장병, 염증성 장 질환, 일부 암 등 10가지 질병과 건강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연구진은 "스마트 변기가 의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며 "필요한 조치는 전송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문의가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변기가 대소변 분석 결과 사용자에게 이상 증상이 감지되면 의료 전문가에게 알려 정밀 진단을 받도록 하는 등 질병 관리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산지브 갬비어(Sanjiv Gambhir) 스탠퍼드대 교수는 “스마트 변기 장치의 경우 모든 사람들이 화장실을 사용하기 때문에 질병 진단 장치로서의 가치가 크다”고 강조하면서 다른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와 차별화된 강점을 소개했다.

다만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을 위한 자동세척 시스템 개발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다. 스탠퍼드대 인근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30%가 항문 인식 등 프라이버시 문제를 언급하며 불편함을 표했다. 응답자 중 52%는 스마트 변기 사용에 긍정적이었다.

(사진=Stanford University,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사진=Stanford University,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