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이어 구글도 직장 내 사용 금지...독일·대만 등 사용 금지국도 늘어
줌, 알렉스 스타모스 등 보안 전문가 초빙해 정보보안팀 구성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와 원격강의가 확산되면서 화상회의 솔루션 이용자가 폭증했다.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솔루션은 '줌(Zoom)'이다.

줌은 순식간에 페이스북 메신저, 틱톡, 넷플릭스, 왓츠앱, 인스타그램보다 더 많은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는 인기 앱으로 등극했다. 주가도 폭증했다. 지난달에만 26%가 상승했다.

그런데, 최근 보안 문제로 시끄럽다. 지난 주 시작된 잡음이 좀체로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에릭 유안 줌 최고경영자(CEO)가 공식 사과하며 '보안강화'를 약속했지만 '줌 사용 금지'라는 극약 처방을 내리는 글로벌 대기업이 늘고 있다. 대만과 독일 등은 아예 정부 차원에서 금지했다. 

로이터 통신은 9일(현지시간) 구글이 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의 모든 데스크톱에서 '줌' 프로그램을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일 미 항공우주국(NASA)과 스페이스X가 정보유출 가능성을 이유로 사용금지를 발표한 이후 거대기업으로는 두 번째다.

이에 앞서 대만과 독일 정부가 모든 공공기관의 '줌 이용 금지'를 선언했다고 다수 외신이 전했다. 지난 8일에는 독일 외무부가 '심각한 보안 및 데이터 보호 취약'을 이유로 줌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한델스블라트 신문이 보도했다. 

왜일까. 그동안 줌이 보안 문제를 거의 신경쓰지 않았던 탓으로 보인다. 사태가 심각해지고서야 부랴부랴 '추가 개발을 중단하고 보안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미 신뢰성이 크게 훼손된 뒤였다.

이에 에릭 유안은 최근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줌을 디지털에 정통한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기술 초보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점을 가장 후회한다"고 털어놓았다.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문제를 둘러싼 회의론은 기업과 정부기관에 이어 학교에도 번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시의 모든 학교에서 ‘줌 이용금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내 고등학교 온라인 수업 도중에 누드사진이 올라오는 등 아직도 적잖은 ‘줌바밍’ 피해가 일어나고 있는 때문이다.

급기야 미국 상원에서도 보안 문제를 들어 줌 화상 앱을 대체할 새로운 플랫폼을 찾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스 스타모스(Alex Stamos) 전 페이스북 보안국장
알렉스 스타모스 전 페이스북 보안국장

줌 측에서는 알렉스 스타모스(Alex Stamos) 전 페이스북 안보국장을 컨설턴트로 초빙, 해결책 모색에 나섰다.

스타모스는 지난달 트위터에 "줌 보안문제를 개선하려면 최장 30일 플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줌은 스타모스 외에도 넷플릭스, 우버, NTT 데이터 출신 트래픽ㆍ해킹방지ㆍ시큐리티 전문가를 초빙해 새로운 정보보안팀을 구성할 방침이다.

이들은 앞으로 90일 동안 '줌'의 취약점 강화를 위한 공동작업을 진행한다. 줌은 이밖에도 법무팀을 구성해 ‘줌바밍’ 범죄자 고발 및 주식 폭락 등으로 빚어진 소송 문제 등을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구글의 ‘행아웃’,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카이프’, 시스코의 ‘웹엑스’, 애플의 ‘페이스타임’ 등 여러 공룡기업의 기존 솔루션을 제치고 정상에 오른 화상회의 솔루션인 '줌'이 어떻게 이번 보안문제라는 파고를 넘을지 향후 행보게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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