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현재 글로벌 연구는 총 444건...5주 새 8배 증가
임상 3~4상 중 치료제도 출현...'렘데시비르' 최고 대안 부상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 연구가 지난 5주 사이에 무려 8배 가까이 늘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임상시험 등록기관인 미국국립보건원(NIH)의 'ClinicalTrials.gov'에 신규 등록된 코로나19 관련 글로벌 임상시험 건수는 18일 현재 444건에 이른다. 지난달 11일 56건과 비교하면 8배, 1일 148건과 비교해도 3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최근에는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장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숙주세포에서 생산하는 RNA 전사체 9종을 모두 분석, 치료제 개발을 위한 표적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물론 아직은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임상단계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예방에 필요한 백신 및 감염증을 치료할 치료제 개발이 필수다. 

◆ 치료제 임상 3상…백신은 임상 1~2상 단계

임상시험은 4단계로 이루어진다. 임상 1상은 새로운 치료 방법과 용량을 찾는 단계고, 2상은 치료 유효성과 안전성을 증명하는 단계, 3상은 새로운 치료의 유효성을 일정 정도 확인한 후 기존 치료와 비교하는 단계다. 4상이 되면 시판 후 3상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안정성 및 부작용을 검토해 추가 연구를 시행하게 된다. 임상 3상을 마치면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단계로 볼 수 있다.

KONECT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NIH에 등록된 연구는 148건이었다. 이 가운데 141건이 치료제 임상 시험으로 대부분 임상 2상에서 임상 3상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별 임상시험으로는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이 25건으로 가장 많이 등록됐고,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가 15건,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9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아르비돌이 5건, 아비간은 2건이었다. 이 가운데 약 41%에 해당하는 23건이 임상 3상 단계였다. 임상 4상 단계는 10건에 달했다. 임상 2상 단계는 7건, 임상 2~3상 단계는 5건이었다.

이 가운데 렘데시비르는 임상시험 결과 완치 환자가 늘면서 최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렘데르시비르 효능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크롤로퀸'에 대해서는 최근 프랑스에서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정됐고, 칼레트라 임상 결과는 이르면 다음달에 나올 전망이다.  

세계의 코로나19 관련 백신 임상시험 현황(출처: ClinicalTrials.gov, 2020. 4. 1. 기준, 제공: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NIH에 등록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은 7건 이었다. 이 가운데 임상 1상이 3건으로 가장 많았고, 임상 1~2상과 임상 3상이 각각 2건 이었다. 네덜란드 'UMC Utrecht'와 호주 'Murdoch Children‘s Research Institute'의 백신 연구가 임상 3상 단계를 진행하고 있지만, 두 연구 예상 완료 날짜는 각각 2020년 12월과 2022년 3월이다.

지난 9일 연구 전문 매체인 네이처(Nature)는 8일 기준 전세계에서 연구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115건이며, 이 가운데 78개 백신 개발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연구개발 계획을 세웠다고 밝힌 바 있다.

◆ 국내서도 코로나19 치료제 연구 활발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 연구가 한창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7일 코로나19 치료제 국내 임상시험계획은 총 15건이 신청돼 이 중 7건이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승인된 임상시험은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에이즈치료제 칼레트라, 말라리아약 클로로퀸 등 세계 각지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약이다.

국내에서는 렘데시비르를 치료제로 활용하려는 임상시험이 3건으로 가장 많았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가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의료원, 경북대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이를 최고 대안으로 꼽은 바 있다. 서울대학교병원도 NIH 산하 미국 국립   알레르기ㆍ전염병 연구소(NIAID)와 협력해 임상시험에 나섰다.

이밖에 서울아산병원은 칼레트라와 옥시크로린으로 경증 환자 대상 임상을 진행하고 있고,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말라리아 약인 할록신정, 고려대 구로병원은 천식 치료제인 알베스코로 경증 환자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신약 개발도 추진한다. 셀트리온은 메르스 항체 개발 경험를 살려 코로나19 항체를 개발하고 있다. 7월 중순 완료 목표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유전체RNA 및 하위유전체RNA 구성 및 바이러스 입자 구조의 모식도
김빛내리 연구단장이 분석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유전체RNA 및 하위유전체RNA 구성 및 바이러스 입자 구조의 모식도

최근에는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장의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유전자 분석에 큰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김 단장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숙주세포 내에서 생산되는 RNA전사체를 모두 분석해 냈다. 바이러스 유전자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고, 기존 분석법으로 확인되지 않았던 RNA를 찾아낸 성과였다.

 

  

국내의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 현황(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2020. 4. 1. 기준, 제공: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원장 권준욱)은 지난달 26일 의약품 제조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합성항원(서브유닛) 기술을 이용한 예방 백신 개발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서 제일 빨리 백신 개발에 돌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에 보유한 합성항원 제작 기술과 메르스 백신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단기간 내에 안전성 및 효과성을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도 백신 개발 지원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는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와 협력해 '코로나19 치료제ㆍ백신 개발 범정부 지원단'을 출범할 예정이라고 16일 발표했다. 이어 치료제ㆍ백신의 신속 개발과 관련 후보물질의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를 위해 제도적 지원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병선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코로나19의 완전 극복을 위해 과학기술연구계가 치료제ㆍ백신개발을 지원해야할 때"라고 말하며 "'코로나19 치료제ㆍ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을 연구개발측면에서 적극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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