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완‧천정배‧박지원 등 민생당 후보 전멸
낙선 중진들 석별인사 전하고 아름다운 퇴장
능력 있는 정치인들은 살려냈어야…아쉬움 커
대다수 초선에 우려 커…전략적 투표 이뤄져야

(사진=New1 제공).
왼쪽부터 장병완‧천정배‧박주선‧박지원 의원.(사진=New1 제공).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광주‧전남 18개 지역구를 모두 차지하면서 능력과 정치적 경륜을 두루 갖춘 민생당 다선 중진의원들이 모두 낙선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강풍에 민생당의 역량있는 정치인들이 모두 고배를 마시자 거시적 예산확보 및 정책마련에 있어서는 지역손실이 크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뒤늦게 모아지고 있다.

참여정부 때 법무부 장관을 지내고 7선에 도전한 관록의 천정배 의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이름을 알려 5선에 도전한 ‘정치 9단’ 박지원 의원, 김대중 대통령 법무비서관을 지내고 광주 동남을에서 내리 3선을 한 ‘불사조’ 박주선 의원,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예산의 달인’ 장병완 의원도 민주당 벽을 넘지 못했다.

민생당 일선의원들은 16일 뼈아픈 참패를 뒤로하고 그동안 지지해준 지역민들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과 주민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담담하면서도 감사하는 낙선의 소회를 잇달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지원(전남 목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 12년, 그리고 이번 선거 기간 중에도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목포 시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며 "깊은 사랑과 격려에 감사드리며 시민 여러분의 사랑을 가슴에 깊이 간직하고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장병완(광주 동구남구갑) 의원은 SNS를 통해 “지역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후에 떠나려 했지만 제가 부족했다”며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하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호남의 아들로 태어나 지역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 변치 않고 역량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주선(광주 동구남구을) 의원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지역발전의 굳건한 토대를 마련한 후 정치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떠나려 했지만 여의치 못하게 됐다”며 “깊은 사랑을 주신 분들게 큰 빚을 지고 보은할 기회조차 약속드리기 못한 채 물러나게 돼 안타까워하면서 엎드려 사죄를 한다”고 전했다

천정배(광주 서구을) 의원은 “지난 5년 너무도 행복했다”며 “그동안 베풀어준 사랑에 깊이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고 가내에 평안하시길 빈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당 돌풍’에 인지도가 낮은 정치 신인들이 대거 당선됐다. 굵직한 각종 지역현안의 정책과 예산을 책임지던 의원들의 빈자리를 초선 의원들이 채울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일부 주민들은 “장관을 지낸 다선 경력의 여러 민생당 국회의원들은 국회와 정부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었다”면서 “중앙정치 경력이 전무하고 중앙부처에 인맥이 없는 민주당 소속 초선 국회의원들이 과연 얼마만큼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크다”고 말했다.

광주시 남구 양모씨(62)는 “전략적 차원에서 능력 있고 일 잘하는 민생당 의원들 몇몇에게는 지역민들이 전략적 투표를 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인물을 보지 않고 당에 몰표를 안기는 이런 ‘묻지마 투표’행태는 지역개발이나 호남인물 키우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