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FET센서'를 이용해 바이러스 검출 실험을 하는 모습
'코로나19 FET센서'를 이용해 바이러스 검출 실험을 하는 모습

국내 연구진이 의료 현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즉시 확인 할 수 있는 바이오 센서를 개발했다. 환자 검체에 대한 전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이오센서에 그대로 주입하는 것으로 감염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ㆍ원장 신형식)은 신종 바이러스 진단기술 개발 연구에 참여한 서기완ㆍ박창균ㆍ김승일 KBSI 분석과학연구본부 바이오융합연구부 박사 연구팀이 한국화학연구원, 안전성평가연구소, 전북대학교병원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실시간으로 코로나19 검출이 가능한 바이오센서(COVID-19 FET sensor)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물리ㆍ화학적 안정성이 높은 그래핀(Graphene)을 이용해 전계효과트랜지스터(FET: Field-Effect Transistor) 바이오센서를 제작했고, 이를 활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를 검출하는데 성공했다.

FET는 나노 물질을 쌓아 올릴 수 있는 기판 위에 전도성 물질을 두고 이를 기반한 소스ㆍ드레인ㆍ게이트 세 개의 전극으로 구성돼 있다. 게이트 전극에 가해지는 전압에 따라 소스와 드레인 사이에 흐르는 전류의 양을 제어할 수 있다.

환자에서 채취한 검체를 바이오센서에 두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전기 신호로 확인할 수 있다.
환자에서 채취한 검체를 바이오센서에 두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전기 신호로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오센서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한다. 코로나19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가 센서의 그래핀 위에 고정돼 있어 코로나19 환자에게 채취한 검체를 주입하면 바이러스가 항체에 결합한다. 이 결합 반응을 인식한 센서는 즉각적으로 전기 신호 변화를 일으켜 바이러스의 유무를 알린다.

이 센서는 우수한 전기 전도를 가진 그래핀을 소재로 사용하며 FET 구동 원리가 적용됐기 때문에 낮은 바이러스 농도에도 전기 신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높은 민감성을 확보했다. 또 환자의 검체에 대한 별도 전처리 없이 곧바로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어 연구팀은 의심 환자의 감염 여부를 즉시 판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코로나19의 감염 여부 판별을 위해 사용하는 유전자증폭검사(RT-PCR)는 3시간 이상이 소요되지만, 개발된 바이오센서를 활용하면 즉각적인 감염여부 판별이 가능하다.

(좌) 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이적 반응 여부 확인, (우) 환자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한 실험결과
(좌) 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이적 반응 여부 확인, (우) 환자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한 실험결과

이번 연구 결과는 현재 실험실 수준의 연구 성과로 상용화에 이르기 위해서 향후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KBSI는 후속 연구를 거쳐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휴대용 검출 센서가 개발되면 의심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보다 빠르게 진단할 수 있고, 나아가 대면적의 검출 센서 제작으로 대규모 집단 감염에 의한 감염자 판별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승일 KBSI 바이오융합연구부 박사는 " 본 연구는 바이러스 진단을 위한 바이오센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 라고 말하며 " 현장 진단을 위한 플랫폼 개선 연구로 코로나19뿐 아니라 향후 발생 가능한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진보된 상용화 플랫폼을 개발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