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코로나19 맞선 대형 AI 프로젝트 시작
혁신 이니셔티브 '제다이'…200만 유로 상금 걸고 3단계 개발 추진
"May the Force be with you."
1977년 첫 선을 보인 조지 루카스 감독의 공상과학(SF) 영화 '스타워즈'. 영화에 등장하는 제다이 기사들은 헤어질 때 이런 인사말을 나눈다. '포스가 함께 하길 바란다'는 의미다. 43년이 지난 지금도 광팬들 사이에서는 이런 인사를 나누곤 한다. 올 초 아홉번째 에피소드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를 개봉할 정도로 아직 스타워즈 인기는 뜨겁다.
최근 유럽에서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영웅인 '제다이'를 연상케 하는 연구자 그룹이 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맞서 대형 인공지능(AI) 프로젝트를 시작한 유럽 공동 혁신 이니셔티브 '제다이(JEDI)'다. 목표는 코로나19 문샷을 달성하는 것. 이를 위해 막강한 슈퍼컴퓨팅 파워와 AI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초고성능 컴퓨터 전문 매체 HPC와이어는 22일(현지시간) 전세계 슈퍼컴퓨팅 센터가 코로나19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면서 유럽 공동 혁신 이니셔티브인 '제다이(JEDI)'가 코로나19 치료제를 찾기 위해 200만 유로(약 26억6700만원)의 상금을 걸고 100개팀이 경합하는 경진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제다이가 주관하는 프로젝트는 '코로나19에 대항하는 10억개 분자(Billion Molecules Against COVID-19)’다. 프로젝트에는 세계 최대 화학·제약 회사인 독일 머크를 비롯해 유럽 내 유명 과학·의료·제조업체들이 참가한다.
제다이는 '유럽의 다르파(DARPA)' 내지는 '문샷 팩토리'를 목표로 AI·의료·우주·환경 분야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단체다. 이번 프로젝트도 미 방위연구고등계획국(DARPA)을 참고해 구상했다. DARPA는 다양한 연구개발 경진대회를 기획해 민간 기업에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프로젝트는 AI 알고리즘과 슈퍼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3단계로 추진한다. 1단계에서는 체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작용을 막아줄 수 있는 수십억개 분자에 대한 다양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계산은 딥러닝을 비롯한 AI 알고리즘과 분자역학 등을 이용해 수행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퇴치할 핵심 단백질을 발견하는 팀에게 25만 유로(약 3억3000만원)을 수여한다. 참가팀은 3가지 다른 계산 방법을 활용해 약 1만개의 유망분자를 선별해 계산해야 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1단계에서 확인한 분자를 사용해 바이러스 복제 최고 억제력을 입증하는 팀을 선정해 50만 유로(약 6억6500만원)를 수여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가장 잘 결합하는 화합물을 찾는 팀에게는 추가로 50만 유로를 준다.
마지막 3단계는 1·2단계와 함께 진행한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즉시 제거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분자를 발견한 팀에게 50만 유로의 특별상금을 제공한다. 제다이 측은 이러한 분자를 발견하면 곧바로 코로나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다이는 이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유럽 최고의 과학자를 자문위원으로 초빙했다. 국내에서는 이상엽 카이스트 생명공학과 특훈교수가 합류했다.
이 교수는 "전산생물학적으로 접근해 코로나 치료제 연구를 해왔다"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 및 퇴치 연구는 전 세계 과학자가 당면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제다이와는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왔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AI 기술과 슈퍼컴퓨팅 기술에도 상당한 진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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