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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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ㆍ총장 신성철)이 두뇌에 존재하는 신경 펩타이드 중 하나인 소마토스타틴(somatostatin)을 발견해 두뇌 인지 기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로 치매 등 뇌 질환 치료제 개발에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KAIST는 이승희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특정 가바(GABA, γ-aminobutyric acid) 분비 신경 세포에서 나오는 펩타이드 중 하나인 소마토스태틴이 시각 피질의 정보 처리 과정을 조절하고 높일 수 있음을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가바는 신경 안정 작용을 하는 신경 전달 억제 물질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65세 이상 노인 중 10명 중 1명은 치매 질환을 갖고 있다. 치매는 기억력 손실과 인지 기능 및 운동기능 저하 등 일상 생활의 장애를 유발하는 심각한 질병이다.

소마토스타틴과 다른 신경세포 간 연결성을 나타낸 모식도
소마토스타틴과 다른 신경세포 간 연결성을 나타낸 모식도

이승희 교수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질환 환자의 뇌척수액에서 소마토스타틴 발현율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사실에 주목해 소마토스타틴에 의한 인지 능력 회복 가능성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했다.

소마토스타틴은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 중추신경계에 존재한다. 특히 정상적인 포유류 대뇌 피질에서 소마토스타틴이 나오는 신경 세포 가바를 신경전달물질로 분비해 흥분성 신경 세포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정보 처리 정도를 조율한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가바의 효과에 치중돼 있어 동시 분비되는 신경 펩타이드인 소마토스타틴의 고유한 효과 관련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생쥐의 일차 시각 피질에서 다양한 시각 자극에 대한 반응성을 측정하는 모식도
생쥐의 일차 시각 피질에서 다양한 시각 자극에 대한 반응성을 측정하는 모식도

우선,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의 시각정보 인지 및 식별 능력 측정이 가능한 실험 장비를 개발 및 도입했다. 이후 생쥐의 시각 피질 또는 뇌척수액에 소마토스타틴을 직접 주입한 후 실험 장비를 이용해 생쥐를 관찰한 결과 시각정보 인지 능력이 현저히 증가했음을 발견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소마토스타틴 처리로 인한 뇌 절편 및 생체 내의 신경세포 간 신경전달 효율의 변화를 측정했다. 이후 해당 신경망을 연속 볼록면 주사전자현미경(SBEM)으로 관찰해 소마토스타틴이 시각인지 기능의 향상을 일으키는 생체 내 신경 생리적 원리를 규명했다.

KAIST는 이번 연구 성과로 향후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의 두뇌 인지 기능을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퇴행성 뇌 질환 등에서 나타나는 인지 기능 장애 치료에 응용 및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승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두뇌 기능을 높이고,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개발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