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국가수리과학연구소(소장 정순영)가 양자컴퓨터로도 뚫을 수 없는 암호 기술을 개발했다.

수리연은 심경아 암호기술연구팀이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양자내성암호인 다변수 이차식 시스템의 해를 구하는 난제를 활용해 공개키 암호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공개키 암호 알고리즘의 안전성은 수학적 난제에 근거를 둔다. 이 수학적 난제를 해결하면 암호 알고리즘도 깨진다.

현행 국제 표준 공개키 암호인 RSA와 ECDSA의 안전성은 소인수분해 및 이산대수 문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두 난제는 양자컴퓨터 쇼어 알고리즘으로 실시간 해독할 수 있다.

쇼어 알고리즘은 양자컴퓨터에서 소인수분해 및 이산대수 문제를 실시간에 풀어주는 양자 알고리즘이다.

국제표준에 따르는 인터넷 쇼핑ㆍ뱅킹 등 전자상거래와 암호 통신의 안전성이 위협받게 된 셈이다.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 암호 표준이 필요해졌다.

수리연이 개발한 양자내성암호 비밀키 형태
수리연이 개발한 양자내성암호 비밀키 형태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다변수 이차식 시스템의 해를 구하는 난제를 활용해 공개키 암호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암호알고리즘은 다변수 이차식 연립방정식의 해를 구하지 못하면 사용자의 전자서명 값을 절대 위조할 수 없도록 설계해 쇼어 알고리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공개키 암호 속도도 빨라졌다. 연구진은 8-비트 CPU 기기에서 국제 표준 대비 30배 이상 빨라진 것을 확인했다. 경량기기에서 속도가 느린 국제 표준 공개키 암호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 또 국제 표준 공개키 암호뿐 아니라 다른 난제 기반 양자내성암호보다 속도가 빠른 것을 확인했다.

수리연은 공개키 암호를 외산 암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가 인증은 물론이고 무결성과 부인방지 기능을 제공하는 국산 공개키 암호 원천기술을 확보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개발한 암호 알고리즘을 향후 자율주행차와 무인비행체, 착용형 스마트 기기, 스마트 제조 등 기기 인증 기술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현재 블록체인에서 사용하고 있는 국제 표준 전자서명인 ECDSA를 대체할 양자내성 블록체인 설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심경아 암호기술연구팀장은 "개발한 암호알고리즘의 국내 표준화를 추진해 외산 암호 의존율을 낮추고, 양자 컴퓨터 시대를 대비한 국산 암호의 세계화를 위해 후속 연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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