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면인식 초상권 소송으로 보는 혁신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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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안면인식 초상권 소송으로 보는 혁신의 의미
  • 입력 2020-05-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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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실리콘밸리 UVA 컨설팅 대표 leed@uvasv.com

안면인식 기술이 최근 세계 각국에서 각광받고 있다. 얼굴 생김새의 특징점을 추출해 인공지능(AI)으로 데이터베이스(DB)와 비교해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공항, 쇼핑, 신원조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그런데, 기업이나 정부가 인터넷 또는 CCTV 자료에 담긴 초상 정보를 무단으로 분석해 범인 식별과 동선 추적 등에 사용한다면 어떨가. 인권문제와는 별개로 용인할 수 있을까.

미국 안면인식 기술 업체인 클리어뷰는 대중의 안면사진을 DB로 구축해 사용하다 소송에 휘말렸다. 클리어뷰가 동의 없이 안면인식 데이터를 수집해 남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주 정부 소비자 보호법의 불공정 행위와 업무조항을 위반했다는 혐의다.

소송은 초상권자 동의 없이 민간 기업의 안면인식 기술로 만든 초상 데이터 사용을 정부가 규제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로 모아지고 있다. 더구나 클리어뷰는 정부 용역 기업과 협업, 시카고 경찰국의 수사를 돕고 있었다.

초상권은 사법체계 전통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인정되어 왔다. 크게는 인격권과 사생활권으로 나뉜다.

캘리포니아 사생활법은 경찰이 컴퓨터 데이터 등 특수 전자장비 및 기술정보 등을 활용해 특정 용의자를 추적할 경우 해당 용의자에게 그 사실을 고지하도록 정해 놓고 있다. 이는 한 사례에 불과하다. 미국은 1986컴퓨터 사기 및 남용방지법을 시작으로 디지털 초상권을 보호를 위한 근거를 마련해 왔다.

안면인식 기술은 얼굴 생김에서 특징점을 파악해 연결하거나 열선 파악으로 데이터를 만든다. 성형 수술을 하더라도 간단한 업데이트만 하면 그만이다. AI를 활용하면 경찰이 밤새 CCTV를 돌려보며 사진과 대조하지 않아도 범인을 쉽게 색출할 수 있다. 다만 피 캡쳐자가 공공장소에서 감시당하는 것을 피할 수 없으니 침해소지가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클리어뷰는 면책 또는 예외 조항을 찾아내 방어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디지털 초상권 침해가 인정되면 안면인식 논란은 제한적 특권이 된다. 안면인식을 활용해 얻는 공익과 개인의 초상권 침해 정도 등이 고려될 것이다.

중국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을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는 나라다. 지난해 9월 모든 스마트폰 회사에 유심칩 활성화 시 의무적으로 안면인식 스캔을 하도록 하는 산업 지침을 하달했다. 올해부터는 스마트폰 안면 확인 실명제를 실행했다.

하지만 중국도 일각에서는 강력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도 안면인식은 쉽지 않은 사회적 공감대를 요구하는 것이다.

유럽은 안면인식 기술에 가장 신중한 접근을 보이고 있다. EU는 이미 민감한 생체정보를 활용해 개인을 찾아내는 행위를 금지하는 일반 데이터 보호 법(GDPR)’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여러 상황이 변하면서 안면 인식 관련 입장도 변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정중동의 상태다.

안면인식 기술을 잘 활용하면 코로나 판데믹 시대에 질병 방역과 통제 뿐 아니라 미제 형사 사건 해결, 흉악범 색출 등에 큰 장점이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효율적으로 사회 정책을 수립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에서 논란과 갈등이 나오는 이유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우선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있다. 누가 언제 어디에 있었는지를 디지털 데이터로 남긴다는 사실 자체가 잠재적 위험성을 내포한다. 사생활 침해나 이동의 자유 제한 등 다양한 위험으로 확장될 수 있다.

빅브라더의 감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권력자나 접근권자가 민중 활동과 민심을 통제 또는 장악해 반민주적 권력 도구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보안이 뚫려 유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처럼 초상권이 문제화 되는 이유는 환경이 많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등이 만들어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행복권이나 사생활 권리로만 초상권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안면인식 기술로 촉발된 이 소송 논란은 단순히 초상권 침해 여부를 넘어 빠른 기술 개발과 혁신이 현대 사회전체에 어떤 영향과 파급 효과를 미칠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경종을 울려준다.

국민 권리를 보호하며 사회적 공리를 극대화 하려면 단순한 법제화나 사법차원의 대응을 넘어 국민적 공감대가 이루어야 한다. 조만간 한국사회도 안면인식 기술로 인해 중요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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