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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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방지와 봉쇄조치 완화를 위해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감염 접촉 추적 앱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추적 앱 방식이 중앙집중형과 분산형 두가지 유형으로 분화하는 양상이라고 BBC가 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 각지에서 도입하는 코로나19 앱은 크게 중앙집중형 방식과 분산형 방식 두 유형으로 분류된다. 모두 스마트폰 사용자가 서로 근접해 있을 때 블루투스 신호를 이용해 기록한다. 누군가 코로나19 중상을 보이면 감염 위험이 있는 다른 사용자에게 경고를 보낼 수 있다.

중앙집중형 모델은 익명 처리한 수집 데이터를 원격 서버에 업로드해 어떤 휴대폰에 경고 알람을 보낼지 알아내는 매칭 과정을 중앙 서버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분산형 모델은 앱 사용자 정보를 휴대폰에 저장해 매칭 과정을 사용자 휴대폰에서 이루어지도록 한다.

중앙집중형을 지지하는 국가들은 당국에서 앱 작동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관리하기 용이하고 코로나19 확산 경로를 통합적으로 파악하는 데 분산형보다 더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분산형 지지자들은 사용자의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현재 중앙집중형 모델을 채택했거나 채택하려는 국가에는 영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호주, 프랑스, 노르웨이 등이 있다. 최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산하 디지털 혁신부서 NHSX는 중앙집중형 방식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처음에는 중앙집중형 접근방식이 먼저 주목받았다. 초기에 싱가포르의 코로나19 앱인 ‘트레이스 투게더’가 모방 모델 가운데 하나로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트레이스투게더 앱 작동에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애플의 블루투스 사용 제한 방식이다. 애플이 블루투스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 때문에 아이폰 배경에서 해당 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플은 앱이 분산형 시스템일 경우에만 이러한 규제를 풀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싱가포르는 앱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애플, 구글과 협업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호주도 중앙집중형의 트레이스투게더 앱에서 착안한 ‘코비드세이프’ 앱을 출시했다. 결국 호주 역시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유사한 문제에 직면하면서 블루투스 연결 성능 개선을 언급하며 애플-구글 프레임워크를 채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중앙집중형 접근방식을 고집하는 국가들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프랑스다. 지난달 프랑스 정부는 자체 앱 ‘스톱코비드’를 보급‧사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또 세드리크 오 프랑스 디지털 담당 국무장관은 다음달로 앱 출시 계획을 밝혔다.

또 노르웨이는 지난달 이미 자체 앱 ‘Smittestop’에 중앙집중형 방식을 채택했다. 게다가 해당 앱은 블루투스 신호 외에도 GPS 위치 데이터를 수집‧사용한다. 개발자는 “이 두 기술을 결합하면 구글과 애플의 인터페이스 없이도 매우 정확한 감염 접촉 추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경우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우려로 인해 앱 사용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는 지난달 28일 기준 150만명이 앱을 다운받았으나 겨우 89만9142명만이 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테스트 지역의 16세 이상 인구 중 단 20.5%에 불과한 수준이다.

인도의 코로나19 앱 ‘Aaroya Setu’도 노르웨이와 유사한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산형 모델의 경우는 어떨까? 현재 애플과 구글이 공동 개발하는 코로나19 감염 추적 기술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도입하려는 국가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 분산형 모델은 구글과 애플, 국제 컨소시엄 등이 추구하는 방식이다.

특히 독일은 최근 기존 입장을 철회해 분권형 접근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외에도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핀란드, 아일랜드, 캐나다 등 여러 국가가 분권형 모델을 지지하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하원에서 지방분권형 접근법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있다. BBC에 따르면 그리스도 분권형 채택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서로 다른 두 가지 코로나19 앱 유형은 함께 사용하기 위한 절충점을 찾기 어려워 이를 둘러싼 논쟁이 종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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