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 한 잔] 로고스(Logos)만 내세우시나요? 설득, 못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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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 한 잔] 로고스(Logos)만 내세우시나요? 설득, 못하십니다
  • 입력 2020-05-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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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선생님! 안녕하셨습니까? 그런데, 무슨 일로?"

지금은 '직딩'이 된 아들의 고교시절. 학부모 면담(?) 좀 하자는 호출 전화를 받았다. 교육부 출입 기자와 취재원으로 만나 친구처럼 지내왔지만, 아들 학교의 교감선생님과 학부모 관계가 되고 나니 전처럼 편할리 없는 사이.

"아버지가 사춘기 아들에게 그렇게 말하면 안됩니다. 사내 아이들은 공부에 집중하라는 뜻으로 '그 말'을 받아들이질 않고, 정말 백지 답안지 내버린다구요." 진심어린 표정의 선생님이 정곡을 찌르니, 유구무언.

아들에게 했다는 '그 말'이란즉슨, "수학 만점 받으면 다른 과목 빵점 받아도 된다"고 했더랬다. 물론, '수포자'되지 말라는 뜻으로 한 충고였지만, 설득의 3요소를 다 빠뜨린 어줍잖은 잔소리였다고 야단 맞은 셈이다.

로고스보다, 파토스와 에토스

"정말, 말이 안 통한다니까, 우리 땐 '뻗치기(취재원을 만날 때까지 끈질기게 기다리기)'시키면 그냥 밤 샜잖아, 선배 그림자도 안 밟..." 아, 제발. '라떼' 그만.

신입 가르친다고 가르쳐도 영~ 시원찮단다. 가르친다고 일 주고 시켜봤더니, 퇴근 시간됐다고 하다말고 나가더란다. 퇴근 시간 지나 나갔는데, 왜?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논리(로고스)만 있어야 할 게 아니라, 듣는 사람의 심리와 정황을 파악하는 파토스와, 설득하려는 화자와의 신뢰관계 형성인 에토스가 더 중요하다. 이게 부족하면 소통에 문제가 생긴다.

사회부 기자와 데스크로 야근 당직, 철야 근무에 찌들어, 파토스와 에토스가 부족하면 아들도 설득하기 어려운 것처럼.

인공지능(AI) 학습하기

"거 확률하고 편미분 공부 좀 시키고, 파이썬이나 알(R) 코딩 가르쳐서 우리도 인공지능 함 해보지?"

웨비나나 조찬 모임에 참석한 임원 한 마디에 서둘러 스터디 그룹 짰다고 성과가 나오진 않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화상회의나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로봇자동화(RPA), 인공지능(AI) 도입 움직임이 가속화 되고 있지만, 새로운 IT기술을 조직내에 안착시키려면, 이를 위한 설득 기술도 필요하다.

현대의 심리상담학자들은 상대방을 비난하는 꼰대식 조언(?)은 결코 성장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소위 '팩(트)폭(격)'을 가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

새로운 IT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 학습이 필요하다면, 관계를 맺고 설득하는 데도 학습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해야 한다.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꼰대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

62년생 81학번. 중앙일보 기자(공채25기)로 취재 일선에서 인터넷 시대를 겪었다. 인터넷을 교육에 활용(Internet in Education)하자는, '교육 정보화 캠페인'을 펼친 공로로 대통령표창(단체)을 받았다. 중앙일보 정책사회데스크, 프리미엄섹션 편집장, CRM실장을 역임했다. 중앙일보교육법인과 중앙일보플러스 대표이사를 거쳐 퇴임. 올 2월 인공지능 관련 뉴스를 취재 보도 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시니어 인턴' 계약직 사원으로 AI타임스에 입사했다. '라떼'를 입에 달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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