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명 데이터 활용해 AI 모델 훈련…정확도 약 80%
연구팀 “미각‧후각 상실도 코로나19의 주요 증상”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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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이용해 별도 검사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진이 미국 메사추세추 종합병원, 보건학분야 기업 ZOE와 협력해 환자의 증상만 보고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AI 진단 시스템을 개발, 했다고 네덜란드 IT매체 더넥스트웹(TNW) 등 외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11일자 ‘네이처 의학(Nature Medicine)’지에 발표했다. 영국과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개발한 AI 진단 시스템은 크라우드 소싱한 코로나19 증상 연구 앱 ‘COVID Symptom Study' 데이터를 활용했다. 앱 사용자의 증상과 기존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비교‧분석해 감염 여부를 예측한다.

연구팀은 영국과 미국의 앱 사용자 약 250만명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앱에 건강상태를 보고해 왔다. 약 3분의 1이 코로나19와 관련된 증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만8374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보고됐고, 7178명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연구팀은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증상 가운데 양성반응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증상을 조사했다. 그 결과 코로나19가 감기나 독감과 비교해 광범위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발열과 기침 증상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연구팀은 특히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미각과 후각 상실 증상이 현저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앱 사용자 가운데 코로나19 감염 양성반응을 보인 사용자의 3분의 2가 미각‧후각 상실 증상을 보였다. 이는 음성반응을 보인 사용자의 약 5분 1만이 해당 증상을 보인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증상을 예측하는 데 미각‧후각 상실이 강력한 예측 변수임을 나타낸 셈이다.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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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연령과 성별 그리고 4가지 주요 증상인 미각‧후각 상실, 기침, 피로, 불규칙적 식사(식사 거르기) 등을 바탕으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예측하는 AI 기반 수학 모델을 만들어냈다. 연구진에 따르면 예측 정확도는 거의 80%에 달했다.

연구팀은 이 AI 모델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서 증상이 발현되는 즉시 신속하게 식별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상용화하면 코로나19 테스트를 받기 어려운 제한적인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팀 스펙터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미각‧후각 상실 중상이 코로나19 감염을 알리는 주요한 조기 경고 신호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라며 "이 증상도 코로나19 정기 검진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보건당국에 해당 정보를 더 널리 알려야 한다"며 "맛이나 냄새를 갑자기 못 느끼는 사람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높으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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