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하던 EU 국가 속속 도입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도 분산형 전환

중앙집중형과 분산형으로 갈라졌던 EU(유럽연합) 국가의 코로나19 추적앱 개발 방향이 애플과 구글의 블루투스 솔루션으로 기울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EU)은 지금까지도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감염 접촉자를 식별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 개발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달 구글과 애플이 협력해 블루투스를 활용한 코로나19 확진자 추적 솔루션을 개발해 무료 보급한다고 발표했음에도 국가별로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애플과 구글 방식은 GPS 위치데이터를 사용하는 미국과는 또 다른 방식이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사용자 정보를 중앙서버에 수집하지 않고 개인 스마트폰에 분산저장하는 것으로 접촉 여부를 추적할 수 있다.

이에 유럽 프라이버시 관련 규제 당국도 애플과 구글 방식을 선호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추세다. 과거 미국 IT 기업의 사생활 침해 문제를 조사하던 유럽 기관들도 긍정적으로 돌아섰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독일, 이탈리아, 아일랜드는 애플ㆍ구글 시스템이나 호환되는 분산형 모델로 전환했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는 처음부터 이 방식을 활용했다. 이탈리아는 자체 개발을 계획하다 애플ㆍ구글 표준을 이용하는 것으로 전환했다. 자체 개발보다 더 쉽고 빠르게 활용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벨기에와 네덜란드도 분산형 모델쪽으로 기울고 있다. 네덜란드 보건부 대변인은 애플ㆍ구글 프레임워크를 이용해 앱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벨기에 정부와 주요 정당에서는 이달 말 표결을 앞두고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분산형 모델을 채택하는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애플, 구글과 마찰을 빚어온 마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도 "상호 정보 교환이 가능한 프레임워크"라며 홍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EU의회에서 베스타거 장관은 "현재 유럽은 공통의 접근법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분산형 모델이 우위를 차지 하고있다"며 "이 모델을 받아 들여 적어도 여름에는 여행 금지령을 해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중앙집중식 모델은 중앙보관소에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해, 정부나 의료기관이 데이터를 보유ㆍ사용하는 방식을 추구한다. 프랑스, 노르웨이, 영국은 이 방식을 사용해 공공 보건 당국이 감염자를 추적ㆍ연구하는 공적 권한을 부여 하고 있다.

영국 국립보건원은 중앙집중형 모델로 자체 개발한 앱을 테스트하면서도 대안으로 애플ㆍ구글의 기술 표준에 맞춘 모델 개발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구글은 전 세계 공공보건당국을 돕기 위해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각국의 조언을 반영해 수정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고유 ID 번호를 자주 바꾸는 것이 대표 사례다. 

[관련기사] 중앙집중형 VS 분산형…코로나19 앱 두 진영으로 분리

[관련기사] 영국, 코로나 추적 앱 방식 '중앙집중형' 선택

[관련기사] 유럽, 코로나19 추적 앱 둘러싼 갈등 심화

[관련기사] 글로벌 IT 공룡도 손잡게 만든 코로나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