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자회사 하이실리콘 추가 제재조치 발표
삼성·SK에 미칠 영향 적어도 ‘예의주시’ 필요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세계 최대 규모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간 2차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지난해 화웨이에 미국산 반도체 공급을 막았던 미국 정부가 최근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과 대만 TSMC에도 제재의 칼날을 들이대기 시작한 것. 로이터통신과 CNN 등 복수외신은 21일(현지시간) 이처럼 한층 강력해진 미국 정부의 대중 무역제재 조치를 집중 조명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5월 사이버보안을 이유로 화웨이에 미국산 반도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에 반도체 설계를 맡겼다. 이 곳에서 설계한 반도체는 대만 TSMC에 생산을 맡겼다. 미국 제재를 우회한 방법이었다.

그 결과 화웨이는 세계 5G 기술 표준 선도기업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세계 41개국에 5G 통신장비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성장세도 이어갔다.

그러자 미국은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다. 지난 6일만 해도 대중국 제재를 완화하는 듯했다. 미 상무부는 화웨이가 회원으로 있는 국제표준화기구에 미국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화웨이를 제재하면 미국 5G 기술 표준 제정에 제약이 생길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TSMC에는 애리조나주에 최첨단 반도체 칩 공장 설립을 허가한 상무부가 화웨이의 9000억원 규모 반도체 발주는 거절했다. 화웨이에서는 추가주문은 받지 않겠다는 발표도 나왔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TSMC와 손을 잡은 미국은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도 압박하기 시작했다. 하이실리콘이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업체 카덴스 디자인 및 반도체자동화설계(EDA) 툴을 제공하는 시놉시스와의 협력을 차단하고 나섰다. 미국의 새로운 제재규정 목표는 하이실리콘라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인트라링크의 스튜어트 랜덜 컨설턴트는 “미국 시나리오대로라면 하이실리콘은 더 이상 반도체칩 설계나 제조가 불가능해질 것이며 매출순위도 선점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실리콘은 1분기 매출액 기준 ‘반도체 TOP 10 기업’ 안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더그 풀러 홍콩 중문대학교수는 “사면초가에 놓인 화웨이가 마지막으로 찾을 수 있는 방안은 삼성으로부터 제품을 조달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견제에서 벗어나 두 배 뛰어난 생산능력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오랜 동맹을 이어온 한국의 입장 탓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로이터 분석이다. 실제로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20일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라며 “미국은 동맹국과의 민감한 외교 정보가 화웨이를 통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조치가 비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당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샌드위치 상황인 것 만큼은 분명하다. 미·중 무역전쟁이 국내 산업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향후 어떤 형태로 흘러갈지 결과에 취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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