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화웨이 배제 딜레마 속 불가론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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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화웨이 배제 딜레마 속 불가론 등장
  • 입력 2020-05-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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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브렉시트 이후 최대 교역국 미국과 무역거래 도움

하원 의원, “통신망에 원칙적으로 고위험 공급자 안돼”

미, “화웨이 장비 계속 사용은 보안 정보 공유에 영향”

화웨이 보고서, “5G투자비 8~29%↑ 소비자 통신비 ↑”

4G이통망에 안테나 달고 SW업그레이드하면 5G이통망

경쟁사보다 작고 가볍고 뛰어난 기술 혁신성 기반 채택

“누군가 수십 조 들일 생각 아니면 성공 힘들어” 의견도

“경제 안좋은 시점···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불가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오는 2023년까지 영국 5G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모두 걷어내고 다른 회사 장비로 대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지자 영국 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체할 시간과 비용이 엄청난 데다가 5G 이동통신 뿐 아니라 유선 초고속 광통신망에서도 통신 캐비닛의 상당 부분(2만세트)이 화웨이 장비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비용만 우리돈으로 수십조 원이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나 최대 교역국 미국과의 정치적,경제적 동반 관계를 고려해 내린 어려운 결정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딜레마다.

BBC는 25일(현지시각) 영국이 5G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한 데 따른 부작용과 손실 등 화웨이 배제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짚었다.

앞서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지난 22일 보리스 존슨 총리가 5G 사업 담당관리에게 오는 2023년까지 영국의 5G 구축 사업에서 중국의 역할을 '제로(0)' 수준으로 축소하는 '프로젝트 디펜드' 계획을 세우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데일리텔레그래프 기자 출신이다.

BBC는 무엇보다도 화웨이 5G이통장비 중단시 엄청난 대체 비용과 시간이 들어 5G이통 서비스 확산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이미 영국 이통망과 인터넷 서비망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화웨이 장비를 걷어내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도 꼽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영국경제가 어려운 시점이라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을 가속화시키는 것은 미국이 국가안보를 들어 화웨이칩 구매까지 제한한 것도 포함된다.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가 자국 5G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3년에 걸쳐 걷어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사진=위키피디아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가 자국 5G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3년에 걸쳐 걷어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사진=위키피디아)

영 정부, 화웨이 장비 배제에 미국과의 정치·경제적 관계 고려한 듯

영국 국가안보센터(NCSC)는 23일 "화웨이 기술을 사용하면 영국 통신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 중"이라고 확인했다.

이는 잠재적으로 영국 정부가 화웨이 장비 사용을 않기 위한 길을 열어 준다. 즉,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비중을 35%로 제한한 것에서 더 나아가 ‘0’로 만들려는 정책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 1월 화웨이 통신 장비를 이동 통신망과 광대역통신망에서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지만 시장 점유율을 35% 이내로 줄여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존슨 총리가 최근 영국 정부 관리들에게 이같이 화웨이 장비를 걷어내라고 지시한 것은 "화웨이 장비 사용을 막아야 한다"며 반발하는 자신의 당(집권 보수당·토리당) 내 일부 의원들을 무마하고 통신인프라법안(Telecoms Infra Bill)을 통과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게다가 화웨이 장비 사용 중단은 (화웨이 장비 도입허가로 발생한)트럼프 행정부와의 긴장 완화 방법도 된다. 미국은 줄곧 "화웨이 장비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보안) 정보 공유 능력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해 왔다.

존슨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날 수도 있다. 영국으로선 화웨이 장비 사용을 막으면 중국과의 관계를 더 까다롭게 만들더라도 브렉시트 이후 입지가 궁해질 영국이 무역 거래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영국 입장에서 미국은 최대 교역국이지만 중국은 5위의 교역국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국이 화웨이 장비 빼면 최대 10조6000억원 손실

그러나 화웨이 경고처럼 "영국 정부의 조치가 이뤄지면 그에 상응하는 (손해 나는)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말도 설득력을 갖는다. 여기에 영국 정부와 통신업계의 딜레마가 있다.

빅터 장 화웨이 영국 대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공급업체가 더 많아지면 경쟁, 혁신, 네트워크 신뢰성이 커지고 소비자들은 최상의 기술을 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영국 통신 사업자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모바일 UK가 발표한 연구 결과를 인용,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면 5G가 심각하게 지연돼 영국 경제가 최대 70억 파운드(약 10조 5800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통신업체들이 탈 화웨이 정책을 우려하는 또다른 이유 중 하나는 현재 사용하는 5G서비스가 기존 화웨이 4G통신 장비 키트에 꽂혀 있는 새로운 화웨이의 5G통신 장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앤드루 퍼거슨 씽크브로드밴드 편집장은 "4G를 5G로 확장하는 데 있어 상당부분은 추가 마스트 안테나만 장착하면 5G통신이 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 조치가 새로운 (5G)장비에 국한된다 하더라도 통신업체들은 여전히 이전의 (4G)통신망 일부를 뜯어내고 교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웨이가 최근 개발한 고효율 5G 안테나. 사진=화웨이
화웨이가 최근 개발한 고효율 5G 안테나. (사진=화웨이

시장경쟁 원리상 더많은 공급사 간 경쟁이 필요

모바일 UK의 보고서를 작성한 컨설팅 업체인 어셈블리(Assembly)의 매튜 하윗은 "장비 변경을 위해서는 모든 사이트에 접속해야 하기에 사업자들에게는 매우 비싼 프로세스일 뿐만 아니라 시간도 많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리고 화웨이는 가장 작고 가벼운 5G 장비를 개발하는 데 있어 매우 혁신적이었다. 이는 운영자들이 가장 좋은 것만을 사용해 기존 마스트 인프라에 연결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장비들 중 일부는 더 무겁고 부피가 커 건축허가와 도로 폐쇄 면에서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웨이의 주요 5G 경쟁업체는 노키아ㆍ에릭슨, 그리고 삼성전자

BBC는 화웨이의 주요 5G 경쟁업체로 노키아와 에릭슨을 꼽았지만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도 세계5G통신장비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어 만만치 않다.

영국의 통신업체들은 여러 통신장비 업체들 가운데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협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많은 경우, 이들은 두 공급자를 혼합해 공급받아 한 공급자에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다른 공급자에게 줄어든 서비스를 대체토록 하길 원한다.

지난해 화웨이 의뢰로 이뤄진 한 연구보고서는 "경쟁 방식을 폐쇄하면 경쟁 감소로 인해 5G 투자 비용이 8~29%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만약 이동통신사들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면 소비자들의 통신비 청구액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비용과 시간이 들더라도 고위험 공급자는 안된다

그러나 화웨이 5G 장비 사용에 반대하는 한 의원은 더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다고 말한다.

밥 실리 영국 외교위 위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여기에는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요소가 있고, 보안 요소도 있고, 데이터 프라이버시 요소도 있으며,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이라는 일종의 지정학적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통신망에 원칙적으로 고위험 공급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물론 화웨이는 경쟁상대를 약화시키기 위해 중국의 국고보조금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부인하며, 중국을 대신해서 스파이 활동을 하거나 고의로 거래처를 타협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화웨이의 다양한 5G통신 장비. (사진=화웨이)

화웨이는 유선 광대역통신망에서도 큰 역할

영국의 규제 기관인 오프콤(Ofcom)에 따르면, 화웨이 장비는 현재 영국의 가정, 사무실 및 다른 건물들에 직접적인 초고속 광통신망 접속 서비스용 장비의 약 44%를 차지하고 있다.

BT의 오픈리치(Openreach)사업부는 핀란드 노키아와 미국 애드트랜(Adtran)의 장비를 더 많이 사용함으로써 지난 1월 통과한 화웨이 장비 35% 제한이라는 정부 목표에 부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광통신망이 해당건물에서 도로변의 통신용 캐비닛까지만 도달하고 마지막 구간은 동축케이블에 기반한 대체 설비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다. 이것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수만개의 캐비닛이 화웨이 제품이기 때문이다.

퍼거슨 편집장은 "화웨이의 이 장비들은 초고속 통신망의 핵심에 직접 연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누군가가 화웨이 장비 대체를 위해 수십억 파운드(수십 조 원)를 쏟아 부을 것이 아니라면, 그 일은 당초부터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화웨이 장비 사용 반대자들은 화웨이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을 선호하지만, 그들 역시 이것이 단기적 이뤄지기 힘든 일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실리 의원은 "초고속통신망 캐비닛과 다른 제품들이 '교체를 위한 준비'가 돼 있을 때 대체품으로 교체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논란 속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동의하는 한 가지 사실은 경제에 관한 다른 많은 것들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 문제가 한번에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우윗 컨설턴트는 "이러한 조달 결정들은 최종 결정에 18개월에서 2년까지 걸릴 수 있고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급을 늘리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이는 단순히 화웨이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며,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수 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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