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급 슈퍼컴퓨터로 코로나19 치료법·백신 발견 지원

세계 6위의 성능을 자랑하는 스위스국립컴퓨팅연구소(CSCS)의 피츠 다인트로 코로나19 질병 퇴치 연구진에 자원을 보탠다. (사진-CSCS)
세계 6위의 성능을 자랑하는 스위스국립컴퓨팅연구소(CSCS)의 피츠 다인트로 코로나19 질병 퇴치 연구진에 자원을 보탠다. (사진-CSCS)

영국과 스위스의 최고 슈퍼컴퓨터가 코로나19 HPC 컨소시엄 가입해 이 질병에 대처할 잠재적 치료법과 백신 발견 가속화에 기여하게 된다고 HTC와이어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 연구 혁신기구(UKRI)와 스위스 국립슈퍼컴퓨팅연구소(CSCS)는 자신들이 보유한 세계적 슈퍼컴퓨터로 유럽 각국 정부와 산업·학계에 무료 컴퓨팅 리소스(시간)를 지원하는 코로나19 고성능 컴퓨팅(HPC) 컨소시엄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G7 과학기술 장관들이 코로나19 연구를 위해 고성능 컴퓨팅(HPC) 자원을 활용키로 한 약속에 따른 것이다.

◆영국 UKRI, 여러대의 슈퍼컴 활용 지원

참여기관 중 하나인 영국 UKRI는 여러대의 슈퍼컴을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에든버러 대학교에 있는 2.55페타플롭스(2.55PF,1페타플롭스=초당 1000조 개의 부동소수점 컴퓨팅 능력)급 슈퍼 컴퓨터인 아처(ARCHER)가 포함된다. 이 슈퍼컴은 영국 공학물리학연구위원회(EPSRC)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여기에 과학기술시설위원회(STFC) 디랙(DIRAC) 슈퍼컴도 가세한다. 이 시스템은 영국 정부와 STFC, 그리고 생명공학 및 생명과학연구위원회(BBSRC) 얼햄연구소, 메트오피스, 영국원자력 등의 자금지원을 받고 있다.

모든 슈퍼컴이 코로나19에 대한 잠재적 치료법과 백신의 발견을 가속화하기 위해 사용된다.

영국 연구혁신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월포트 교수는 “영국의 디지털 연구 인프라가 질병 전파 데이터 과학에서 항체 단백질 구조의 시뮬레이션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위기 대응에 대한 사회적 이해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국립슈퍼컴퓨팅 센터, 세계 6위 슈퍼컴으로 참여

또 다른 유럽의 참여 기관인 스위스 국립 슈퍼컴퓨팅 센터(CSCS)도 정부 지원을 받는 세계 6위 슈퍼컴 피츠 다인트(Piz Daint)로 이 컨소시엄을 후원하고 있다.

스위스 남동부 그리손에 있는 산 이름을 딴 피츠 다인트는 최고 성능 27.15 PF를 자랑하는 유럽 최초의 대형 그래픽칩(GPU) 가속기 기반 슈퍼컴이다. CSCS는 지난 3월 22일에 출범한 지 두 달 만에 이 컨소시엄의 40번째 회원이 됐다.

CSCS 소장인 토마스 슐테스 교수는 “우리는 코로나19에 대항한 스위스, 유럽, 글로벌 과학 연구 구상을 지원한다. 과학은 이 파괴적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항하는 우리의 공동 싸움의 최전선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UKRI와 CSCS가 유럽에 기반을 둔 최초의 슈퍼컴 가입 기관이지만 유럽 과학자들도 한가하게 앉아 있지만은 않았다.

여러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HPC컨소시엄으로 공유 자원과 서비스에 접속해 유럽 첨단 컴퓨팅 파트너십(PRACE)에 의해 조직된 유럽연합(EU)의 작업을 보완할 수 있었다.

이 컨소시엄은 미국 국가과학재단(NSF)이 후원하는 그리드 컴퓨팅 프로젝트인 ‘XSEDE’와의 기존 협력 관계를 활용해  일련의 지식 교환(Knowledge Exchanges)을 개발, 대서양 양쪽 연구자들이 신속하고 집합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성과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영국, HPC컨소시엄 자원 활용, 코로나단백질 타기팅 분자 모델 찾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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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는 이미 이 컨소시엄을 통해 슈퍼컴퓨팅 자원을 사용하고 있는 여러 프로젝트들이 있는데 서서히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는 런던에 본사를 둔 기계학습 화학 스타트업 포스트이어러(Post Era)다. 이 회사는 지난달 6일부터 ‘문샷프로젝트(Moonshot Project)’는 이미 코로나19와 관련된 핵심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표적으로 삼게 해 줄 약 21개의 분자 설계구조를 알아냈다.

영국은 우리나라 KISTI의 슈퍼컴5호기와 비슷한 용량인 2.55페타플롭스급 아처를 포함한 슈퍼컴으로 코로나19퇴치에 컴퓨팅 자원을 보태는 HPC컨소시엄에 합류했다. (사진=ESPRC)
영국은 우리나라 KISTI의 슈퍼컴5호기와 비슷한 용량인 2.55페타플롭스급 아처를 포함한 슈퍼컴으로 코로나19퇴치에 컴퓨팅 자원을 보태는 HPC컨소시엄에 합류했다. (사진=ESPRC)

또 다른 프로젝트는 런던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쿠아노가 진행하고 있다. 이 팀의 목표는 코로나19와 유사한 사스(SARS·후천성 호흡기 증후군)같은 질병으로부터 통찰력을 얻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물리칠 신약을 설계하는 것이다.

여기에 영국 데어스베리에 있는 IBM 유럽연구소 하트리센터(Hatree) 소속 물리학자 제이슨 크레인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미 에너지부와 프론테라의 자금지원을 받아 미국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ORNL)에 있는 세계 최고성능 슈퍼컴 서밋(SUMMIT) 팀을 이끌었고, 미국립과학재단(NSF)의 지원을 받아 슈퍼컴 텍사스 어드밴스트 컴퓨팅 센터의 세계 5위 슈퍼컴인 프론테라(FRONTERA) 팀을 이끌었다. 두 기관 모두 HPC 컨소시엄 멤버다.

이들은 모두 옥스포드대 연구자들과 함께, 코로나19 항 바이러스제로 용도 변경될 수 있는  새로운 잠재적 화합물 후보를 찾기 위해 AI로 첨단 분자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크레인은 “코로나19에 대한 치료제나 백신을 찾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며 서밋과 프론테라에 접근하면 몇 시간 만에 수 개월치 연구를 해 연구성과를 전세계 과학자들에게 발표해 공유하게 해 줄 것”이라며 “더 많은 유럽 연구자들이 이 독특한 기회를 이용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을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HPC컨소시엄에 참여한 CSCS는 스위스 연구자들을 위한 필수 서비스 시설로서 최첨단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한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시스템들을 고해상도 시뮬레이션에서 복잡한 데이터 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시뮬레이션(모의 실험)은 이론 및 실험과 더불어 과학의 세 번째 축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분야의 과학자들은 연구를 위해 고성능 컴퓨팅 시뮬레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슈퍼컴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성질을 가진 신소재를 모델링하는 데 사용된다. 기후 모델링과 일기 예보는 슈퍼컴없이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 사회과학에서 시뮬레이션은 사람들의 행동을 예측함으로써 집단공황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의학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치료 방법을 개선하는 진단법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지진과 쓰나미와 같은 자연 재해가 일으킬 위험 평가를 용이하게 해 준다.

스위스의 CSCS는 과학 데이터의 처리, 분석 및 저장을 지원하는 데 있어 강력한 실적을 가지고 있으며, 데이터 과학 응용 분야 지원을 위한 새로운 도구(툴)와 컴퓨팅 시스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CSCS는 10년 이상 유럽핵입자물리학연구소(CERN)의 강입자가속기(LHC ·Large Hadron Collider)와 같은 과학 장비에서 생성된 수 페타 바이트(PB·1페타바이트는 약 100만 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관여해 왔다. CSCS는 핵심 우선 순위를 정형 데이터와 비정형 데이터에서 지식을 추출하는 과학자 지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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