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 칼럼] 미국의 인권시위와 AI시대의 낮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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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 칼럼] 미국의 인권시위와 AI시대의 낮과 밤
  • 입력 2020-06-0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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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 본부장.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발생한 ‘흑인 사망 사고’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시위사태는 본질적으로 인종차별과 관련된 문제다. 미국 사회의 고질적인 인종문제가 이번에도 백인경찰이 흑인용의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항의하는 흑인들과 시민들의 ‘낮 시위’는 이성적으로 치러지고 있지만 어둠이 깔리면 ‘밤 시위’는 폭력적으로 바뀌고 있다.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가 자행되고 있다. 총격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미국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게끔 기름을 끼얹은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는 미네소타 흑인사망 사건 초기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과 인권운동가들을 ‘좌파’라 규정하고 “다른 주에서 넘어온 극력좌파들이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며 사건의 본질과 거리가 먼 발언을 쏟아냈다. 그리고 최근 며칠 동안은 ‘얼간이’, ‘쓰레기’와 같은 막말을 사용하면서 시위대를 자극했다. 미국의 양식 있는 지도자들은 “트럼프가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며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껏 세계 최강국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사태를 치르면서 미국은 보건행정분야에서만큼은 후진국임이 드러났다. 의료기술은 세계 최고일지 모르지만 의료기술과 의약품을 효율적으로 투입하는 것은 엉망이다. 의료복지의 공평한 혜택은 구호에 불과하다. 증상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응급실에 한번 가면 4천 달러(약 500만원)을 내야하는 미국의료비는 ‘분명 있는 자들’에 적합한 의료시스템이다. 불공정하고 비효율적이다.

미국의 학문수준은 세계 최정상급이다. 인문·자연분야 거의 모든 부문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학자들이 즐비하다. 기자는 학문의 목적이 ‘사람들의 생각을 공동선(共同善)을 지향토록 해 함께 어울려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미국의 학문 패러다임은 실패한 것이다. 효율성과 기능성은 뛰어날지 몰라도 사람의 생각과 잘못된 관습을 바꾸게 하는 데는 효용을 잘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1774년 7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1789년에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지도 아래 연방 국가를 발족시켰다. 이후 미국인들은 힘을 합쳐 여러 난제들을 극복하면서 미국을 세계 제1의 강국으로 키워나갔다. 그렇지만 인종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백인위주의 미국 주류사회 내의 여전한 우월의식과 편견이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종문제를 해결하려는 미국사회의 움직임은 매우 더디다. 어떤 경우는 역주행 적이다.

특히 트럼프가 보이고 있는 차별과 편견은 노골적이다. 취임 직후부터 인종차별적 발언과 반 이민 정책으로 미국을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가지도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높다. 기자는 왜곡된 가치와 사고를 갖고 있는 트럼프가 미국사회를 불구덩이로 몰아넣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AI시대가 초래할 또 다른 어두운 면’을 보는 것 같다. 효율과 자본가치 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AI세상은 ‘인간차별’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기업과 자본가들은 편의성과 효율성을 앞세워 사람들을 뒷전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기업들은 ‘AI시대’의 효용을 앞세워 사람들을 일터에서 몰아낼 것이다. 결국 사회의 전 분야에서 코딩된 기계들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다. AI자본가들은 군말 없는 AI기계들의 복종과 노동 강도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유급휴가를 주면서 격려해야 하고, 근무시간 준수에 얽매일 필요도 없고, 동질성 유지를 위한 수고를 벌일 필요가 없어서이다.

‘AI시대의 낮’은 ‘혁신’과 ‘편의’로 치장될 것이다. 그렇지만 ‘AI시대의 밤’은 참으로 참혹할 것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계를 장악한 AI자본은 합법적으로 사람들의 한숨을 깔아뭉갤 가능성이 크다. 백인경찰에 8분 46초 동안 목이 눌린 흑인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가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AI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30~40년 뒤 사람들은 “AI기계와 AI통제시스템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다”고 괴로워할지 모른다. AI시대 밤의 흑역사(黑歷史)일 것이다.

인간의 역사는 다수(多數)와 독점(獨占)의 오만과 만용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우리 사회도 그렇다. 누가 봐도 명백한 기부금 유용이, 진영논리에 의해 ‘그럴 수도 있는 일’이 되고 있다. 문제는 윤리다. 어떤 편리나 효용보다도 사람이 우선이라는 것, 인간성을 유지하는 따뜻한 세상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라는 것, 그런 사회적 윤리가 최우선시 돼야 한다. 인권 때문에 벌어진 미국의 시위를 바라보면서 ‘AI시대 미래의 우리 인권’은 어떨 까싶어 적어본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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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 기자 hyuckchoi@aitimes.com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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