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현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두더지 로봇 '몰봇'
명현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두더지 로봇 '몰봇'

 국내 연구진이 무인 지하 탐사나 극한 지역 또는 우주 행성 탐사 등에 활용 가능한 생체 모방형 두더지 로봇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ㆍ총장 신성철)은 명현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두더지의 생물학적 구조와 굴착 습성을 모방한 로봇 '몰봇(Mole-bot)'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몰봇은 신에너지 자원 매설 지역 탐사와 우주 행성 표본 채취를 목표로 KAIST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이다.

KAIST는 기존 굴착 작업이 시추기와 파이프라인, 펌프 등 각종 장비를 활용해야 하지만 몰봇 개발로 거대한 드릴링 장비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기존 장비 활용으로 인한 복잡한 공정 및 환경 오염 유발 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젤 투스 및 확장형 드릴 비트의 굴착 범위
치젤 투스 및 확장형 드릴 비트의 굴착 범위

연구팀은 몰봇을 크게 앞 몸체인 드릴링부와 잔해 제거부, 앞 몸체와 뒷 몸체를 이어주며 방향전환을 하는 허리부, 뒷 몸체인 이동 및 고정부로 구성했다.

드릴링부는 이빨로 토양을 긁어내는 두더지 중 하나인 '치젤 투스'를 생체 모방해 드릴링 메커니즘을 개발했다.

잔해 제거 메커니즘은 앞발을 이용해 굴착 및 잔해를 제거하는 두더지 종 '휴머럴 로테이션' 어깨 구조를 모사해 설계했다. 휴머럴 로테이션은 길쭉한 형태의 견갑골을 갖고 있어 강력한 회전력을 구사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생물학적 구조를 모방해 효율적인 잔해 제거가 가능하도록 앞발 메커니즘을 새로 개발했다.

허리부는 두더지 허리를 모사해 지하에서 360° 방향 전환이 가능하게 했다. 앞 몸체와 뒷 몸체 사이를 선형 구동기로 연결하고 스트로크 조절을 이용해 자유롭게 좌우 회전을 할 수 있다.

이동부는 동일한 3개 유닛을 삼각형 형태로 균등 배치해 지하에서 안정적인 지지 및 이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불규칙한 토양 환경과 암석 등 예측 불가능한 지하 내부에서 안정적인 이동이 가능하도록 무한궤도를 이용한 이동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휴머럴 로테이션의 생물학적 구조 및 앞발의 생체모방 설계
휴머럴 로테이션의 생물학적 구조 및 앞발의 생체모방 설계

연구팀은 지하에서 몰봇 위치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 시스템과 알고리즘도 탑재했다.

지하 환경은 주변이 암석과 흙으로 이뤄져 있어 무선통신 신호를 활용하기 어렵고 내부가 어둡기 때문에 비전 및 레이저 센서를 사용하기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몰봇에 자기장 센서를 포함한 관성항법 센서를 실었 다. 이를 활용해 지구 자기장 데이터 변화를 측정, 로봇 위치를 인식할 수 있다. 

또 지구 자기장 시계열 데이터를 매칭시키는 그래프 기반 ‘동시적 위치 인식 및 맵핑(SLAM : 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알고리즘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로봇 위치를 측정하는 문제를 해결했으며, 이는 지하공간에서의 3차원 자율 주행을 가능케한다.

연구팀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공인인증 평가를 거쳐 몰봇이 기존 방식과 비교해 굴진 속도는 3배 이상, 방향각 추정 성능은 6배 이상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명 교수는 "몰 봇이 기존 로봇보다 훨씬 효율적인 방법으로 지하 자원을 탐사할 수 있고 경제성도 뛰어나 세계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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