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형암호기술로 국민연금 가입자 정보와 신용정보데이터 결합ㆍ분석 성공
과거 1비트 처리에 30분 소요했지만 현재 300만배 빨라져
"AI 발전에 저해되는 데이터의 개인정보 보호 동형암호가 해결책 될수 있어"

국내연구진이 동형암호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동형암호는 평문과 암호문이 같은 성질이 유지, 암호화한 상태에서도 평문처럼 연산할 수 있는 암호체계다. 가장 안전한 암호화 기술로 평가된다. 다만 그동안에는 처리속도가 느려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크립토랩(대표 천정희)은 자체 개발한 동형암호 데이터 분석 솔루션 '혜안스탯(HEaaN.STAT)'을 활용해 코리아크레딧뷰(KCB)로, 국민연금공단, 한국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과 공동으로 국민연금 납부 데이터와 신용데이터를 결합ㆍ분석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크립토랩 연구원이 지난 16일 서울 을지로 은행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혜안 플랫폼을 발표하고 있다.

성공사례는 지난 16일 협력기관과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 '동형암호,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위한 완벽한 기술'이라는 주제로 처음 공개했다. KCB가 보유한 신용데이터와 국민연금 가입자 230만명의 연금 데이터를 동형암호 기술로 암호화 한 상태에서 결합하고 분석해 신용평가서비스에 실제 활용하는데 성공했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KCB는 모든 데이터를 암호화 한 상태에서 결합ㆍ분석했고, 한국신용정보원은 데이터 결합 업무, 금융보안원은 암호문을 평문으로 전환하는 복호화 키를 전담했다.

크립토랩 연구팀은 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에서 계산한 후 비밀키로 결과값을 해독했다. 동형암호 기술로 명령문에 조건을 설정하고 반복 실행해 컴퓨터로 연산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1+3' 연산을 암호화 할 때 각 숫자의 뒤에 '1+321' '3+321'과 같이 특정 숫자 321을 더한다. 그 후 321에 1+(321x5), 3+(321x2)와 같이 임의의 연산을 적용해 암호문을 만든다. 이 두 암호문을 더하면  1+3+321(5+2)=2251 이라는 결과가 나오고 321x7을 빼서 원래 연산 결과 4를 추측할 수 있다는 원리다.

동형암호 원리(사진=크립토랩)
동형암호 원리(사진=크립토랩)

크립토랩은 이같은 기존 동형암호 연산에 소숫점을 반올림 하는 근사값을 적용해 '근사동형암호' 솔루션 '혜안'을 개발했다. 혜안은 연산속도가 매우 빨라 통계처리, 머신러닝에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크립토랩은 '혜안스탯'의 빌딩블록, 실행 모듈, 데이터 서비스, 각 역할별 기능, 플랫폼 구성, 혜안스탯의 성능, 플랫폼 데모 시나리오 등도 발표했다.

천정희 대표(서울대 교수)는 "1비트 처리에 30분 걸리던 동형암호 기술을 매년 발전시켜 지금은 과거의 300만배 정도로 개선했다"면서 "하드웨어 발전에 의지하지 않고 수학 알고리즘을 활용한 근사계산을 발전시켜 이룬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는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동형암호 사업을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다"며 "근사연산 동형암호 알고리즘은 지난해 말 정보통신단체표준(TTAS)으로 지정된데 이어 이르면 2~3년 내에 국제표준으로 제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표준화기구인 ISO와 ITU-T는 각각 지난 3월과 4월에 표준화 작업을 시작했다. 인텔과 MS 등은 지난해 8월 인공지능(AI) 개발에 동형암호 표준을 사용하기 위해 100여명 규모 커뮤니티를 개설한 바 있다.

[관련기사] "AI로 포스트 n번방 막겠다" 서상덕 S2W랩 대표

[관련기사] 해킹 불가능 양자보안 5G폰 등장...SKT, 세계 첫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