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반 경쟁 행위 도마 위 올라...EU 반독점 조사 타깃
EU, 주중에 경쟁법 위반 여부 공식 조사 착수 예정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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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을 상대로 ‘반독점’ 칼을 꺼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연일 주가 강세를 유지해온 아마존이 EU의 반독점 조사에 직면하게 됐다.

BBC를 비롯한 다수 외신이 16일(현지시간) EU가 아마존을 상대로 제3자 판매자 데이터를 수집·활용해 부당하게 이익을 취한 혐의 등에 대해 공식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제3자 판매자를 대상으로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반(反)경쟁적인 행위를 문제 삼았다는 내용이다.

EU는 아마존의 이중 역할을 우려했다. 아마존은 온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동시에 그 플랫폼에서 자체 상품도 판매한다. 이에 EU는 아마존이 선수와 심판 역할을 모두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 (사진=Shutterstock).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집행위원 
(사진=Shutterstock)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BBC 인터뷰에서 "축구 경기에서 한 팀이 경기에 참가하면서 심판도 본다는 걸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U는 아마존의 데이터 접근 및 사용과 관련해 우려를 드러냈다. 아마존이 타사 제품에 대한 민감한 상업적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아마존이 자사의 제품 개발 등을 위해 플랫폼을 이용하는 제3자 판매자의 데이터를 수집·활용함으로써 부당한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이 자체 제품 개발을 위해 제3자인 타사 판매자의 데이터에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쟁점은 아마존의 바이 박스다. 아마존에서 제품 구매 시 바이 박스 팝업창을 통해 유사한 제품들이 제안된다. 이와 관련 아마존이 부당하게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아마존 측은 이미 많은 기업들이 매장 운영자와 공급자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PL(자체 브랜드) 상품이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아마존은 "직원들이 어떤 PL 상품을 출시할지 결정하는 데 비공개된 판매자별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럽소비자기구 관계자는 BBC 인터뷰에서 "중장기 관점에서 아마존이 시장 지위를 강화하면서 이 같은 관행을 계속하도록 허용한다면 선택의 폭 제한과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아직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고 있으나 이르면 이번 주중에 EU가 공식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이 독점을 규제하는 경쟁법 위반으로 판결을 받을 경우 연 매출의 최대 10%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약 280억 달러에 달하는 액수다. 다만 EU의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WSJ는 최소 1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더구나 아마존은 결정이 나오면 EU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

한편, EU가 글로벌 IT 대기업을 상대로 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에 EU는 구글에게도 불공정 행위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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