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식'을 대하는 중국 시선 반영

(사진=Chinese Academy of Sciences).
(사진=Chinese Academy of Sciences).

중국 연구진이 간단한 스케치 그림을 실물 사진처럼 바꿔주는 AI 기술을 개발했다. 경찰에서 활용하면 용의자 몽타주 사진을 빠르게 생성하는 등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IT 전문매체 엔가젯(Engadget) 등 외신은 중국과학원(CAS) 연구진이 단순한 스케치를 정밀한 초상화 사진으로 변환할 수 있는 AI 소프트웨어 ‘딥페이스드로잉’을 개발했다고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연구진은 AI 기술을 통해 전문적인 그림 교육을 받지 않은 사용자가 손으로 그린 불완전한 스케치도 완성도 높은 고품질의 이미지로 재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미완성의 그림으로도 실물처럼 사실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사실 이러한 기술이 픽스투픽스(pix2pix) 툴 등 처음은 아니나 성능 면에서 훨씬 앞서 있다. 이 AI 소프트웨어는 눈꺼풀이나 입술 모양 등을 세밀하게 그려내지 않아도 얼굴과 얼굴 구성요소의 데이터베이스를 참조해 얼굴의 각 요소들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를 고려한다. 눈, 코, 입, 얼굴형, 모발 종류 등을 제각기 따로따로 살핀 다음 합쳐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어낸다.

다만 이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인종을 처리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연구진이 지금까지 만들어낸 1만7000여 점의 스케치와 이 스케치에 상응하는 사진들 가운데 대부분은 백인과 남미인의 얼굴이었다.

이는 소스 데이터에 따른 결과일 수 있는데, 결국 AI의 인종 편향성에 대한 문제가 여기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연구진은 더 이상의 세부적인 사항은 제공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온라인에서 오는 7월 개최될 예정인 컴퓨터 그래픽 분야 국제학술대회 '시그라프(SIGGRAPH)' 컨퍼런스에서 해당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 웹사이트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관련 코드가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안면인식 기술을 대하는 중국의 시각이 미국 및 유럽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뉴스입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다며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데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심지어 최근 미국에서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이 더 커졌습니다. IMB에 이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이 분야 선두기업들이 잇따라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사업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안면인식 기술이 인종차별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의식한 행보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오히려 안면인식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중국은 그동안에도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공지능을 접목한 안면인식 기술을 적극 도입해 활용해 왔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의 얼굴까지 식별해 내는 등 기술이 날로 정교해지고 적용대상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주춤거리고 있는 사이 중국만 저만치 앞서가는 형국입니다. 첨단 신기술을 활용한 편리함을 따를 것인지, 더디게 발전하더라도 사생활 보호를 우선할 것인지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논쟁거리입니다. 이들 사이의 간극이 언제쯤 좁혀질 수 있을지가 관심입니다. 또 이쯤에서 우리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지 한번쯤 고민해 봐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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