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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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통신사 NTT 도코모가 미국 편에 서서 5G 네트워크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중국의 화웨이를 사이에 두고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인 때 미국에 편승해 5G 시장 점유율을 늘려보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뒤늦은 투자라고 하나 세계 곳곳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판도는 예측하기 어렵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릿저널(WSJ)은 NTT그룹이 일본의 5G 통신장비 업체인 NEC 지분 5%가량(약 7300억원)을 인수한다고 전했다. 이같은 투자는 화웨이에 대적할 만한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사와다 준 NTT 사장은 화웨이 사태가 일본에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미·중 관계가 계속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험난한 세계 정세 속에서 우리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솔직한 포부를 밝혔다.

미국의 철저한 군사동맹국인 일본 기업들은 데이터를 통신망에 전송하는 기지국 등 5G 장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IHS마킷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을 기준으로 세계 기지국 시장의 약 30%를 화웨이가 차지했고, 이어 에릭슨이 27%, 노키아가 22%를 차지했다. 일본의 NEC와 후지쯔는 각각 1% 미만이었다.

앞으로 NEC와 NTT는 기지국을 포함한 무선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2030년까지 미국의 AT&T를 비롯한 세계 최고의 이동통신사와의 협업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약 2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사와다 사장은 “NEC·NTT를 핵심으로 신뢰할 수 있는 다른 국가와 제휴를 맺어 새롭고 개방적인 개발 체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을 향한 상반된 자세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동맹국가에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산 기업들과 계약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일본은 미국의 이러한 요청을 가장 빨리 수락한 나라이다. 지난 2018년 화웨이와 ZTE 정식계약을 파기한 이후 여러 일본 통신사가 뒤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는 일본의 이같은 전략을 두고 화웨이·에릭슨·노키아 3파전에 일본이 뒤늦게 뛰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 3개 기업은 현재 5G를 넘어 6세대 이동통신 장비를 개발 중이다. 니이노 타카시 NEC 최고경영자는 “글로벌 시장에 적응하지 못 한 과거를 인정한다”며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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