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보다 구례를 더 사랑하는 역사문화 가이드 임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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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보다 구례를 더 사랑하는 역사문화 가이드 임세웅
  • 입력 2020-07-0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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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이드 택시기사 임세웅씨
역사문화알림이로 '대활약'
캐나다서 귀국 후 구례에 정착
구례 잘 알리는 것이 소명 '행복해요'
전남 구례군 구례읍 조선수군 출정공원에서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는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로를 걸으며 희생정신과 겸양의 자세를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 구례군 구례읍 조선수군 출정공원에서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는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로를 걸으며 희생정신과 겸양의 자세를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지리산 좋다. 섬진강 좋다' 이런 말을 많이들 합니다. 저 또한 섬진강에 매료돼 구례에 눌러앉게 됐습니다. 살다보니 사계절이 모두 좋더군요. 매일 아름다운 풍경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전남 구례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임세웅씨(53). 임 씨는 택시기사이자 문화관광해설사이다. 지역 구석구석을 제대로 알고 싶어서 해설사에 도전했다고 한다. 임 씨는 "구례의 지리를 익히고, 구례를 알리는데 택시기사보다 적합한 직업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후 문화관광해설사, 숲길체험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해설사로서 화엄사, 천은사 등 구례의 명소를 여행객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는 구례 석주관 칠의사 묘역 앞에서 정유재란 당시 전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석주관 칠의사묘는 조선 선조 30년 정유재란 때 석주관을 끝까지 지키다가 숨진 구례 출신 의사 7명과 당시 구례현감의 무덤이다.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좌측)는 구례 석주관 칠의사 묘역 앞에서 정유재란 당시 전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석주관 칠의사묘는 조선 선조 30년 정유재란 때 석주관을 끝까지 지키다 숨진 구례 출신 의사 7명과 당시 구례현감의 무덤이다.
칠의사순국사적비를 지나 돌계단을 오르고 있는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
칠의사순국사적비를 지나 돌계단을 오르고 있는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

임 씨를 지근거리에서 봐 온 사람들은 "구례와 사랑에 빠진 남자"라고 하나 같이 입을 모은다. 그와 몇 마디만 나눠봐도, 구례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단다. 지리산의 자연과 환경을 보존하고자 하는 마음, 역사를 기억하고 알리려는 모습. 이제는 경기도 용인이 고향인 그가 구례 토박이보다 구례에 대해 더 많이 안다고 평가받는다. 전남 지역에 연고가 없는 그가 어떻게 낯선 곳으로 터전을 옮겼을까. 그리고 왜 구례를 택했을까.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가 44일간의 조선수군 재건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가 44일간의 조선수군 재건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구례와의 인연은 언제 시작됐는지.

"구례를 만나게 된 건 정말 우연이었습니다. 구례는 캐나다로 건너가기 전에, 마지막 한국 여행으로 전주, 남원, 구례, 하동을 여행하면서 와본 게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2011년 4월이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에 내려 곧장 지리산 자락으로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섬진강변에서 2년만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 이후 벌써 10년 째 살고 있습니다."

- 아무런 준비없이 구례에 정착했다. 고생이 많았을텐데.
"정보통신 업체에서 15년 동안 일을 하다가 캐나다로 건너갔습니다. 아무런 준비없이 한국으로 왔고요. 구례로 왔던 때 2박 3일 일정으로 떠난 여행에서 구례귀농·귀촌네트워크를 통해 피아골 연곡사 아래에 있는 빈집을 만났습니다. 구례에서 처음 한 일이 피아골의 주차관리였습니다. 막노동도 했고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농사를 지어보려고 나름 노력도 했지만,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택시 운전을 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생계를 꾸리면서 지리도 익히려고요."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가 구례군의 문화 및 정체성을 관광객에게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가 구례군의 문화 및 정체성을 관광객에게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 문화관광해설사 자격은 어떻게 취득하게 됐나.
"구례로 정착한 지 1년 만에 택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택시를 탄 승객들이 구례의 이곳저곳을 물어오는데 충분히 설명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더불어 여행객들이 화엄사 등 유명 관광지만 스치듯 보고 가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지난 2013년 6월 문화관광해설사 교육을 신청하게 됐습니다. 당시 해설사 교육장인 전남도립도서관(무안)까지 매번 오간다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신청을 했기에 안 갈 수도 없었습니다. '첫날 수업만이라도 듣자'는 마음으로 2시간 가까이 달려 교육장까지 갔던 기억이 납니다."   

- 처음 들었던 전남 역사 수업은 어땠나.
"첫날 수업 때 구례와 이순신, 호남 의병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어요. 호남과 구례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 호기심에 이끌려 끝까지 교육을 받으러 다녔습니다."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가 관음전 앞에서 관광객들에게 사찰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가 관음전 앞에서 관광객들에게 사찰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순신 장군과 전남 구례와의 인연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하는 과정에서 가장 오래 머문 곳이 순천이고, 가장 따뜻한 대접을 받은 곳이 바로 구례 지역입니다. 난중일기에는 구례 사람들이 은근한 대접을 했다고 표현돼 있습니다. '은근하다'를 풀이해보면 겉은 화려하지 않은 겁니다. 굉장히 소박한데 그 마음의 정성이 다 담겨있다고 하는데, 이순신 장군은 난중일기 기록에 은근하다는 표현을 쓰셨습니다."

- 보람찼던 일은.
"4년째 계속 찾아오는 분도 계십니다. 한 번 다녀간 분들이 다시 찾아오고, 저를 찾아줄 때 기쁩니다. 보람도 느끼고요. 벌이는 예전보다 못하지만, 삶의 질이나 만족도는 훨씬 큽니다. 살 맛 납니다."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가 천불보전 앞에서 관광객들에게 사찰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가 천불보전 앞에서 관광객들에게 사찰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가 촬영한 구례의 걷고 싶은 길.
임세웅 문화관광해설사가 촬영한 구례의 걷고 싶은 길.

- 구례를 제대로 여행하는 법은.
"화엄사에 딸린 암자인 구층암을 가봐야 합니다. 모과나무 기둥이 받치고 있는 차방에 앉아서 스님이 내어 준 야생차도 마시고요. 화엄사 계곡 숲길을 산책하고, 각황전 안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을 권합니다. 오산 사성암에 오르면 지리산과 섬진강, 구례 들녘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옛집 쌍산재를 뉘엿뉘엿 돌아보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 구례 자랑 한 마디.
"구례가 정말 좋습니다. 지리산과 섬진강 풍광 빼어납니다. 자연환경도 좋습니다. 역사문화자원도 산재해 있습니다. 산이면 산, 강이면 강, 절이면 절 모두 10분 이내 거리에 있습니다. 철 따라 가 볼 만한 곳도 지천이고요.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게 1967년인데, 저랑 동갑내기인 것도 정감이 갑니다. 오랫동안 함께 할 것 입니다."

한편, 임 씨는 블로그 '윤서아빠의 좌충우돌 구례 택시 이야기'(blog.naver.com/sswlim)를 운영하고 있다. 구례 곳곳을 누비며 여행자들에게 지리산과 섬진강, 구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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