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대 연구진, 예술가 붓놀림 모방하는 AI 모델 개발 중
테스터 40%만이 로봇이 그린 그림 식별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AI) 로봇이 특정 예술가의 붓놀림까지 모방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면 예술계도 인공지능이 접수하게 될 판이다. 알파고가 기보를 학습한 뒤 스스로 연구해 기보를 만들어 내듯 유명 화가의 기법을 배워 스스로 예술작품을 창작해 내는 인공지능 예술가가 탄생하는 것이다.

미국 IT전문매체 벤처비트는 13일(현지시간) 카네기멜론대 연구진이 최근 출간 전 논문을 수록하는 온라인 저널 '아카이브'에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논문에는 테스트 참가자 가운데 71%가 로봇의 붓 터치에서 기존 예술가의 특징을 포착했으며 40%는 로봇 작품이라는 사실을 식별할 수 있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AI 예술 관련 탐구 활동은 계속 이어져 왔다. 매년 열리는 예술적인 AI 시스템 설계를 대상으로 한 국제대회인 ‘로봇아트(Robot Art)’이 대표 사례다. 대회에서 메릴랜드 대학과 어도비 리서치 센터 연구원은 ‘엘페인트비(LPaintB)’라는 알고리즘을 사용해 레오나르도 다빈치, 빈센트 반고흐, 요하네스 베르메르 등이 손으로 그린 듯한 캔버스를 재현했다.

엔비디아의 ‘가우갠(GauGAN)’은 예술가가 생성적 대립쌍 AI 시스템으로 밑그림 단계의 스케치를 즉각 풍경화로 변환해 준다. 신시아 후아(Cynthia Hua) 같은 예술가는 초현실주의 예술 작품을 만들기 위해 구글의 딥드림을 이용하기도 했다.

반면 카네기멜론대 연구진은 붓놀림을 예술 기법의 본질적 요소로 하는 기술에 초점을 맞춰 ‘양식 습득’ 모델을 개발하려고 노력했다. 연구진은 "우리는 예술가 개개인의 그림 양식을 모방한 붓놀림 양식을 개발했다"며 "로봇이 그림 그리는 양식을 지정할 수 있다"고 논문에 실었다.

연구진의 로봇은 이미지를 ‘획’ 단위로 변환해주는 팔과 예술가의 붓놀림에 따라 이를 합성하는 모델로 구성했다. 로봇의 팔은 페인트가 든 양동이에 담겨 진 붓을 들고 있으며 캔버스에 붓을 칠한다. 획과 획 사이에 있는 여분 페인트를 쓸어 내기도 한다. 생성모델은 예술가의 붓질 패턴을 인지해서 새로운 양식을 만들어내는 반면, 양식습득 모델은 로봇이 캔버스와 주어진 이미지에 따라 강화학습으로 붓을 놀리는 방법을 배운다.

생성 모델을 교육하기 위해 연구진은 동작 탐지 시스템으로 추적 가능한 반사 표시(reflective marker)가 붙여진 붓 고정 장치를 설계하고 3D 인쇄했다. 한 예술가가 종이에 730 획을 다양한 길이, 두께, 형태로 만들기 위해 이 시스템을 사용했는데, 이 작품은 격자 모양의 시트로 색인화 되어 동작 탐지 데이터와 짝을 이루었다.

한 실험에서, 연구원들은 로봇으로 가상의 리포터 '미선 린'의 이미지를 그리게 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이 사진 작가에 대해 알지 못하는 아마존의 메카니컬 터크와 대학생으로부터 그림을 로봇이 그렸는지 사람이 그렸는지를 판단하도록 했다.

이 판단을 내린 메커니컬 터크는 54건 그리고 대학생 수는 58명에 달했다. 결과에 따르면, 참가자 겸 수신 응답 절반 이상이 로봇 그림과 인간의 추상화를 구분할 수 없었다.

연구의 다음 단계에서, 연구팀은 예술가 양식으로 직접 붓놀림을 만들어 내는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생성 모델을 개선할 계획이다. 로봇을 활용해 예술가의 양식이 덧입힌 칠을 가능하게 하며 새로운 샘플로 학습 자료를 풍부하게 있는 경로를 디자인하는 방식이.

연구진은 "잠재적으로 '예술가의 붓질이 필요없어지는 상황을 탐구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만약 사람의 동작과 혼합하지 않고 만들어진 동작만 생성적 대립쌍 AI 시스템에 주입하면, 사람의 그림 양식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어 "인간의 영향력은 점차 사라지고 기계의 역할이 커지는 과정에서 인간의 저작권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탐구해 보고자 한다"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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