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 AI기반 농업테크 기술 개발 박차
2014년 센터 유치‧운영 中…10년간 연구비 총 198억원 투입돼
전남 나주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조성에도 참여
이경환 센터장 “광주‧전남지역 농업테크 허브로 발돋움할 것“

전남대학교. (사진=전남대학교 제공).
전남대학교. (사진=전남대학교 제공).

전남대학교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가 미래의 다양한 농업 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국 최대 경지 면적을 보유한 전남 지역에서 차세대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스마트팜 육성에 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각 산업 분야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물론 농업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농업은 저출산과 인구 초고령화 현상에 따른 '인구절벽' 문제에 직면해 첨단기술 도입이 절실한 분야다.  

드론 기반 자율주행 트랙터 모니터링 및 제어 시스템.
드론 기반 자율주행 트랙터 모니터링 및 제어 시스템.

# 전남 나주에서 벼농사를 짓는 A씨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개의치 않고 논 경작할 준비를 했다. 예전에는 비가 많이 내리면 옷도 젖고 작업 시간도 길어져 진이 빠졌었지만 이제는 걱정 없다. 자율주행 트랙터가 A씨의 손발이 돼 혼자서도 척척 일을 해낸다. 드론이 트랙터 위를 날아다니면서 마치 사람처럼 트랙터를 이리저리 조종한다. 드론 카메라가 트랙터 앞에 나타난 장애물을 감지하고, AI 알고리즘이 이를 분석해 속도를 줄여준다. A씨는 안방에 앉아 원격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트랙터가 알아서 일하는 동안 A씨는 스마트팜 온실에서 재배 중인 블루베리를 돌본다.   

AI 알고리즘 기반 양파 카운팅 시스템.
AI 알고리즘 기반 양파 카운팅 시스템.

# B씨는 전남 무안군에서 30년 넘게 양파를 재배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웠으나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일손을 크게 덜었다. 수확한 양파의 시장 출하를 앞두고 상품을 분류하는 일은 단순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었다. 그런데 이제 AI를 이용해 사람이 일일이 세면 한참 걸리는 작업도 금방 해낼 수 있게 됐다. 촘촘하게 붙어있는 양파 하나하나가 빈틈없이 빠르게 실시간으로 카운팅된다. 양파 개수 파악뿐만 아니라 사이즈 측정도 가능해 상‧중‧하로 품질을 나눌 수 있다. 최근 여유가 생긴 B씨는 양파즙 등의 해외 수출 판로를 확대하고자 상품 다양화와 품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이경환 전남대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장은 생산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농업테크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경환 전남대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장은 생산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농업테크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는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가 그리는 미래의 농가 모습이다. 이경환 전남대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장은 농가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농업테크(Agri-Tech) 시스템 구축이야말로 미래 농업 발전을 이끌어갈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농업테크는 1차 산업인 농업(Agriculture)과 4차 산업의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농업에 빅테이터나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농촌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말이다.

드론 기반 자율주행 트랙터 모니터링 및 제어 시스템.
드론 기반 자율주행 트랙터 모니터링 및 제어 시스템.

이 센터장은 “농업에 들어가는 노동력이나 농자재, 에너지 등 인풋을 어떻게 줄이는지가 관건”이라며 “어떻게 생산을 유통하고 소비하고 연동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개입은 최소화하고 생산·유통·소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능형 농업 시스템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아울러 “코로나19 같은 사태가 터졌을 때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영농관리 의사결정 지원 솔루션.
영농관리 의사결정 지원 솔루션.
영농관리 의사결정 지원 솔루션.
영농관리 의사결정 지원 솔루션.

지난 2014년 전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은 농림축산식품연구센터(ARC) 지원사업과 관련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를 유치했다. 센터는 10년간 정부출연금과 기업·학교·지자체 부담금 등 총 198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전남대를 비롯한 7개 대학과 기업체,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의 식량작물연구소와 원예연구소 등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센터는 농업생산 자동화를 위한 무인화 핵심기술 개발 연구는 물론 전문인력 양성도 하겠다는 포부다.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 소개. (사진=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 블로그).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 소개. (사진=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 블로그).

특히 이경환 센터장은 센터를 중심으로 광주‧전남지역을 스마트 농업과 농업테크의 허브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곳의 장점은 전남·전북이라는 농업생산 기반이 있고 광주라는 기술을 갖추고 있는 도시가 있다는 점”이라며 “세계에서도 입지적 조건이 좋은 곳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1단계로서 스마트 농업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시범단지를 통해 무인 농업생산 시스템 플랫폼을 만들고 플랫폼의 플랜트화·수출산업화해서 기업을 집적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또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는 전남 나주의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조성에 참여하기로 했다. 센터는 올해 2월 한국농어촌공사와 전라남도농업기술원과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조성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스마트폰 하나로 농업 전반을 제어할 수 있는 무인화 시스템 구현이 머지않은 미래로 다가온 셈이다. 시범단지는 총 400억원이 투입돼 2023년 완공을 목표로 50㏊에 달하는 논밭에 조성될 계획이다.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는 지난 2월 19일 한국농어촌공사, 전라남도농업기술원과 전남 나주에 들어서는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조성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한국농어촌공사 제공).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는 지난 2월 19일 한국농어촌공사, 전라남도농업기술원과 전남 나주에 들어서는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조성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한국농어촌공사 제공).

이경환 센터장은 “인공지능이 가장 필요한 분야가 바로 농업”이라며 “농업은 무엇인가를 예측할 때 파라미터(매개변수)가 너무 많아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이러한 취약한 부분을 인공지능 기술이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심각한 인력난에 직면한 농촌지역을 살리기 위해 생산성도 높여주고 소득도 늘려주는 농업테크 활성화가 절실한 이유다. 향후 전남대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가 광주·전남 농촌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농업을 국가 효자산업으로 키워내는 성장 동력원이 되길 기대해본다.  

수확 자동화 플랫폼 데모.
수확 자동화 플랫폼 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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