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곤 교수

2016 년 3월 세기의 바둑 기사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참패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세계인에 집중 조명되고 미래 디지털 시대를 이끌 핵심 융합 기술로 자리매김한다. 2015년 국제 기구 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에서 승인된 5G Vision 과 더불어 Data, Network 및 AI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DNA로써 바야흐로 미래 첨단 기술의 원천으로 성장하고 있다.

무엇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상인가? 결론적으로 ‘초연결 플랫폼 기반의 지능화된 디지털 세계’를 의미한다. 초연결은 단순히 인간 대 인간의 소통을 넘어 사물 인터넷 (IoT: Internet of Things) 통신까지 포함하는 연결 구조이다. 인간과 모든 사물까지도 통신의 주체가 될 수 있고 그 연결 기술의 핵심 역할을 5G 가 담당할 것이다. 물리적 공간에서 분산된 조직 기능으로 부서 간의 데이터 접속이 제한되었던 구조에서 관련 앱들이 상호 연동하며 실행되는 플랫폼 환경은 초연결망 온라인 공간에서 산재한 부서를 통합하고 업무를 재구성함으로써 조직간의 데이터 및 분석 정보를 공유하고 전사적 효율을 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래서 IT 서비스 기반 환경은 서버 기반 구조 하에서 클라우드 환경의 플랫폼 기반 구조로 혁신을 진행 중이다. COVID-19 로 인한 언택트(Untact) 근무 환경에서 효율적인 업무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플랫폼 체계 도입이 더욱 절실한 추세이다.

플랫폼이 데이터를 수집 저장하는 용도는 그것을 활용하여 업무의 생산성을 더욱 제고하기 위함이다. 데이터를 처리함에 있어 양질의 데이터 못지 않게 그것을 분석하고 추정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데이터 분석 기술은 주로 확률 및 통계 기반 하에서 이루어 져 왔다. 회귀 분석의 경우, 통계적 데이터 분석은 데이터에는 항상 오류가 포함되어 있음을 전제로 가정된 데이터 모형을 통해 오류를 최소화하는 분석 기술이다. 반면에 AI 데이터 분석은 데이터에 대한 오류의 가정 없이 손실함수의 설정과 손실의 최소화를 학습 데이터를 통해 분석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오류가 많은 데이터로 학습된 AI 는 현실 테스트 상에서 예측의 정확성이 낮을 수 있다.

반면에 확률 통계 분석은 가정된 모델을 기반으로 데이터의 오류에 둔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AI 에 의한 데이터 분석이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도 많지만 물리적 세상에서 계측된 데이터에 대한 오류의 존재성을 감안한다면 확률 및 통계 기술이나 AI 기술 모두 아직까지는 유용한 도구이다. 다만 AI 기술은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학습되는 뇌 구조의 원리를 반영하고 지능화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1)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미래 디지털 세상은 AI 기반 분석 기술이 주류를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아직은 현실에서 임의로 발생된 데이터를 대상으로 만족스런 결과를 얻기에는 AI 기술에 대한 많은 연구와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결국 초연결 망이 구성되어 작동되는 플랫폼에서 AI 기반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성숙한 디지털 트윈이 인간과 조화를 이루는 소위 지능화된 세상이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대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전환의 미션이며 혁신의 실현 과정이다. 물리적 세계와 논리적 세계가 완벽하게 맵핑(Mapping)되는 사이버 세상의 실현은 인간과 조화를 이루며 스마트하게 작동되는 디지털 트윈을 지향한다. 지능화된 디지털 트윈! 인간의 뇌 구조에 기반한 그 핵심 기술 AI는 4차 산업혁명의 특성을 대변하고 5G 인프라 환경에 병행하여 미래 디지털 시대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성장할 것이다. AI 기반의 사이버 세상은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엄청난 변화이며 어느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통해 도달할 수 있다. 길 없는 길이다!

COVID-19 의 출현은 그 변화의 실현을 더욱 재촉한다. COVID-19는 한 시대의 글로벌 질병 재난이지만 역사적으론 4차 산업혁명의 촉매제로써 자연의 섭리적 현상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탐욕으로 파괴된 자연의 복귀 현상과 그 위에서 건설된 도시적 문명의 틈새에서 앞으로도 COVID-19 는 강력한 체질로 전이하며 우리 앞에 지속적인 등장을 반복할 수도 있다. 무서운 일이다. 이 계절이 지난 지구촌 북반구의 시리고 푸른 가을 하늘을 상상한다. COVID-19의 여파에 따른 이동의 제한으로 교통 수단의 매연이 줄어들고 소비 위축에 따른 제조 공장의 굴뚝 연기가 조금은 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출현한 COVID-19 는 북반구의 여름날 더위를 잠시 피한 남쪽에서 체질을 보강하고 서서히 북상하며 우리의 가을 하늘을 잔인하게 채색할 채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행여나 더욱 독해진 COVID-19의 재출현은 21세기 노아의 방주가 닻을 올리는 비극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선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닻을 내리면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사태를 재현할 수 있다. 태초에 나약한 생명체로써 구원이 필요한 인간은 불안하기만 하다.

지구촌의 호흡이 가라앉는 심리적 공황 속에서도 인간은 생존을 유지해야 하고 역사의 발전을 도모하면서 앞으로 정진하여야 한다. 그래서 불안한 미래를 준비하고 혁신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얼마 전 COVID-19의 영향으로 지구촌의 제조 기능이 일시 중지되는 현상을 경험했다. 시장 경제주의 원리를 따라 제조업의 단위 기능이 지구촌 곳곳에 분산되어 있다. 하지만 인간의 일상에서 기본 물품은 어떤 상황에도 생산되어야만 최소한의 사회 기능이 작동되고 유지되는 교훈의 계기가 되었다. 국가간의 수출입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국가의 기본적인 제조업은 필요하며 그것을 AI기반의 스마트한 산업으로 육성해야 함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러한 해결책이 융합 플랫폼이고 5G 인프라이며 AI 기반의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2) 산업의 실현이며 그 자체가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이다. 갈 길이 너무나 원대하고 해야 할 일이 우리 앞에 산적해 있다. AI 기반의 스마트한 융합산업 출현으로 인간의 노동력은 계속 위기에 몰리고 있다.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도 그 수요가 한계에 직면한다. 그렇다고 4차 산업혁명의 가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우리 모두의 위기를 자초할 것이다. 경쟁을 하되 배려하고 아껴주는 새로운 가치 공유의 경제 질서가 필요하다. 그 또한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이다. AI 기반의 디지털 트윈 시스템은 인간 사회의 원리가 학습 데이터이다. 인간다운 세상을 학습한 디지털 트윈 시스템은 자연과 함께하는 사이버 세상을 만들어 낼 것이다.

겸손과 배려의 신홍익인간(新弘益人間) 정신으로 4차 산업혁명의 본질에 정성과 노력을 쏟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생명과 역사를 존속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AI 그 불가분의 관계에서 오늘도 AI 기술을 탐색하며 4차 산업혁명의 미래와 비전을 확신한다.

  1)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현실에 존재하는 물리적 객체를 복제하고 학습하여 대상을 제어하고 동작하는 사이버 시스템
  2)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ICT 기술 및 프로세서를 현존 공장 시스템에 적용하여 발주, 생산 및 배송 기능의 효율성이 혁신적으로 개선된 미래형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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